사모대출 대규모 만기 도래…전년대비 4배↑

2026-03-31 13:00:23 게재

공시되지 않는 물량도 상당 부분 유입 추정

투자자 환매 요청↑… 타 시장 전염 확인

글로벌 사모펀드가 금융시장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올해 사모 대출 만기 도래액이 전년 대비 4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공시되지 않은 물량이 상당 부분 추가 유입될 것이라는 점이다. 사모 대출 시장의 불안이 연쇄적인 신용 리스크 발생 가능성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도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주요 금융기관들의 투자로 인한 타 시장 전염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년부터 급격히 증가 = 31일 금융투자업계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 대출 펀드의 올해 만기 도래 금액은 800억달러로 전년 대비 4배 급증했다. 내년엔 700억달러가 추정된다. 다만 올해 200억달러와 내년엔 700억달러 규모가 추가적으로 만기 도래될 것이 추정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7년엔 만기 도래액이 적은 듯 보이지만 미공시 물량 상당 부분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공시 사항이 애매한 만기도래액 1400억달러 중 올해 200억달러와 내년 700억달러 규모가 만기도래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2028년까지 사모 대출 만기도래 금액 1000억달러 규모의 롤오버(계약 재연장)리스크 부담도 높은 상황이다. 윤 연구원은 “사모 대출을 중심으로 글로벌 크레딧 점검이 필요한 이유에 만기도래 위험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 또한 최근 위기설이 나오는 사모 대출에 대해 면밀히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30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초청 강의에서 최근 부실 위험 경고가 나오는 사모 대출 시장과 관련해 “매우 면밀히 지켜보고 있고, 해당 분야에서 조정이 진행 중”이라며 “은행 시스템과의 연결고리와 전염될 수 있는 경로를 찾고 있지만, 현재로선 아직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BDC투자 여건 큰 폭으로 위축 = 사모 대출 시장 불안은 작년 9월 트리컬러스, 퍼스트 브랜즈 등의 파산으로 시작됐다. 이후 AI 에이전트 상용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 관련 업체의 익스포저가 큰 사모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운용사 주가가 하락하며 사모 대출펀드의 리스크는 더욱 커졌다. 사모 대출 펀드 내 소프트웨어 섹터 투자 비중은 20% 내외로 높다.

이에 작년 말부터 주요 사모대출 펀드에서 환매 요청이 급증했다. 최근에는 블랙록 등 초대형 운용사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르며 사모 신용 불안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투자 여건 역시 큰 폭으로 위축되고 있다.

윤 연구원은 “투자 기대 수익률이 13%가 넘는 글로벌 사모 시장의 위험도 점검 핵심은 △기초자산이 20% 이상 하락한 점 △규모가 2조 달러 이상 제도권 위협 수준 △ 펀드 환매가 중단되었다는 점”이라며 “다른 시장으로의 전염 여부 또한 중요해졌다”고 경고했다.

◆국내 해외 사모대출 펀드 17조원 = 국내 주요 증권사의 작년 해외 사모대출 펀드 투자액은 17조원 규모에 달한다. 국내 12개 주요 증권사의 해외 사모대출 펀드 국내투자자 판매 잔액은 2023년 11조8000억원에서 2024년 13조8000억원, 2025년에는 17조원까지 증가했다. 개인 판매 잔액은 2023년 1154억원에서 2025년 4797억원까지 증가했다.

대형 증권사들은 발행어음이나 IMA로 조달한 금액을 사모 대출펀드에 직접 투자했거나,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다만 이 금액은 시스템 리스크는 물론, 사모대출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에게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규모에 불과하다”며 “전체 금융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그 비중은 미미, 금융 산업 전반의 리스크로 확대될 염려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전쟁은 현재 진행형…금리 급등 유의 = 다만 중동 전쟁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유가급등으로 인해 글로벌 채권시장 취약성은 극대화 되어 있는 상황이다.

2월 말 중동 전쟁 발발 전까지 안정세를 보이던 글로벌 채권금리는 3월에 쇼크 수준의 금리급등을 연출했다.

2월 말에서 3월 말 사이 주요국 10년 미국 3.94% →4.43%, 영국 4.23% →4.97%, 독일 2.64% →3.09% 기록했다.

한국 국고채의 경우 2월 말 종가 대비 10년물은 3.44% → 3.92%, 3년물은 3.04% → 3.59%로 급등했다.

윤 연구원은 “채권은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며 “지정학적 위험이 4월 중반을 넘어가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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