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진술 회유’ 공방 격화
서민석 “제 약속, 그대로 될 것” 통화녹취 추가폭로
박상용 “종범 진실 말하라는 게 회유냐” 재차 반박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진술 회유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는 검찰의 진술 회유 정황이 담긴 녹취를 추가 폭로했고, 이 전 부지사를 수사한 박상용 검사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거듭 반박했다.
서 변호사는 31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박 검사와의 통화가 담긴 녹음파일을 추가 공개했다.
서 변호사가 공개한 녹취에서 박 검사는 “시간은 굉장히 많이 드렸다”면서 “(이 전 부지사가) ‘대북송금 흐름을 이해하고 있었고, 이재명 지사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 지사에게 말씀드린 적이 있다, 김성태가 대북관계 등에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고 한 조서는 저희가 자필 진술서랑 조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로부터 진술을 받았고, 추가적인 진술을 촉구하는 듯한 내용이다.
녹취에는 또 서 변호사가 “제가 (이 전 부지사에게) 어차피 좋다, 그러면 ○○○사건도 묻어주고”라고 하자 박 검사가 “○○○사건을 어떻게 묻어줘요? 아 ○○○이 지금 갖고 있는 ○○○ 자체에 있는 거? 그거는 당연해 해드려야죠”라고 말한 부분도 담겼다. 이 전 부지사측이 요청을 받아주면 박 검사가 특정 사건을 봐주겠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서 변호사가 “그렇게 간다 한들 당신이(이 전 부지사가) 제3자 뇌물로 가는 순간 당신은 지금보다 더 죽는다는 얘기를 했다”고 하자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에게 한) 제 얘기는 그거였다”며 “그러면 부인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더 좋은 방안이 뭐가 있냐, 부인했을 경우 서 변호사님이 다 무죄를 받아줄 수 있다고 하시냐”고 말했다. 서 변호사에게도 “진짜 10년에서 시작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주범이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진술을 해주면 이 전 부지사는 종범으로 처분하고 다른 뇌물 사건의 형량도 줄여줄 수 있다고 제안하는 내용이라는 게 서 변호사의 설명이다.
녹취에는 박 검사가 “제가 한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제가 약속드린 건 거의 그대로 될 겁니다”라고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은 2019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비용 300만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를 쌍방울측이 대납했다는 내용이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조사에서 ‘쌍방울측이 북한에 방북 비용을 낼 것이라고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가 재판과정에서 이를 번복한 바 있다.
서 변호사가 이날 공개한 녹취는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김성태 회장이 이 지사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한 직후인 2023년 5월 25일 통화였다.
서 변호사는 앞서 지난 29일 박 검사가 “이화영씨가 법정까지 유지시켜줄 진술이 필요하다”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전 부지사)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공익제보자니 이런 것들도 저희가 다 해볼 수가 있고,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추가 영장을 안한다든지 이런게 다 가능해진다”라고 말하는 통화 녹음을 공개한 바 있다.
박 검사는 이에 대해 “서 변호사의 ‘이화영 종범 의율’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거절하며 설명한 내용을 발췌하고 짜깁기 한 것에 불과하다”며 서 변호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 검사는 이날도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시 (이 전 부지사는) 공동정범의 증거가 명백했는데 갑자기 서 변호사가 오고부터 ‘완전히 종범으로 해달라, 특가법상 뇌물로 의율하지 말고 일반 뇌물죄에 또 방조범까지 해달라는 요구를 했다”며 “본인이 종범이라고 주장한다면 그 종범에 해당하는 진실을 말하라는 게 회유냐”며 거듭 반박했다.
박 검사는 “공동정범의 증거관계가 있는데 아직 이화영씨는 사실상 진술이 거의 없다시피 하거나 일부만, 아주 작은 부분만 보고가 돼 있는 상태였다”면서 “(검사 입장에선) ‘자기를 종범으로 해달라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여기엔 이러이러한 자백도 필요하고 이러이러한 증거도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검사는 ‘허위 자백 회유’ 논란은 서 변호사와 주고받았던 수십통의 전화 중 극히 일부분을 짜깁기해 발췌했기 때문이라며 전체 녹취록을 공개해 문맥을 따져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