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된 권리 매도” 메리츠증권, 2심서 뒤집을까
1심 ‘부당이득 139억원 반환’ … 항소심, 5월 22일 선고
기계설비 처분권이 상실된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메리츠증권에 139억원 반환을 명령한 1심 판결의 유지 여부가 오는 5월 항소심에서 가려진다.
서울고등법원 민사27-3부(이용호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앤트버즈가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항소심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5월 22일을 선고일로 지정했다.
앞서 1심은 2024년 12월 메리츠증권이 설비 처분권이 이미 소멸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채 거래를 진행했다고 보고, 원고 앤트버즈에 약 139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경북 상주 소재 옛 웅진폴리실리콘(현 SK스페셜티) 공장 내 기계설비 처분권과 동산담보권의 유효성을 핵심 쟁점으로 다퉜다.
건설자재기업 앤트버즈는 2022년 3월 금속자재기업 비케이탑스로부터 공장 내 기계설비와 고·비철 등을 380억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기계장치 등을 중고설비로 매각하고 고·비철은 철스크랩 형태로 판매하기 위해서다.
이에 앞서 비케이탑스는 2021년 2월 해당 설비를 신라산업으로부터 매입했다. 매입자금을 위해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메리츠증권이 이 가운데 100억원을 인수했다. 비케이탑스는 메리츠증권에 해당 설비에 대한 동산근담보권을 설정해주는 계약을 맺었다.
이 때문에 앤트버즈는 2022년 3월 메리츠증권이 비케이탑스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전환사채, 설비 담보권, 신탁수익권 등 권리 일체를 양수하는 조건의 계약을 맺었다. 계약을 완료한 앤트버즈는 설비 철거 작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뜻을 이룰 수 없었다.
설비 철거 기한이 불거진 것이다. 비케이탑스와 기존 매도인측 계약에 따르면 설비 철거 및 반출은 2022년 1월 31일까지 완료돼야 했다. 이 시한을 넘길 경우 원소유자가 잔여 설비를 임의 처분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비케이탑스는 기한 내 철거를 하지 못했고, 이후 신라산업으로부터 공장 소유권을 승계한 SK스페셜티가 설비 처분권을 확보했다. SK스페셜티는 2022년 8월 설비를 철거했다. 매매계약에 따른 정당한 권리였기에 앤트버즈가 이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 앤트버즈는 2023년 8월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4부(김창모 부장판사)는 2024년 12월 “메리츠증권은 처리기간 경과 시 설비 처분권한을 상실하고, 담보권으로 신라산업이나 SK스페셜티에 대항할 수 없음을 알았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메리츠증권은 앤트버즈와 계약할 당시 ‘설비 등에 관한 처분권한 상실’을 고지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중요 사실이 알려졌다면 원고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메리츠증권이 앤트버즈에 최종적으로 139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에서 원피고측은 △메리츠증권의 고지의무 인정 범위 △담보권 효력 상실 시점 및 법적 성격 △계약 취소의 적법성 및 반환 범위 등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오는 5월 2심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을 끌고 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