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직접생산 기준 불명확’…“입찰제한 취소”
법원, 구조물 기준 모호·증거 부족 판단
“개선 기회 없이 제재, 조달청 처분 위법”
태양광발전장치의 ‘직접생산’ 기준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내려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공현진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태양광발전장치 제조기업 S사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취소 소송에서 S사 손을 들어줬다. 이날 법원은 2024년 7월 S사에 내려진 3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도 조달청이 부담하도록 했다.
S사는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태양광발전장치를 제조·판매해 왔다. 또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조달청과 제3자 단가계약을 맺고 해당 제품을 납품했다.
하지만 조달청은 2023년 5월 조사 결과를 토대로 S사가 태양광발전장치 구조물 직접생산 의무를 164건, 접속반(직류전력을 인버터로 보내는 장치) 직접생산 의무를 15건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우수제품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을 5건 납품하는 등 총 226억600만원 규모의 계약에서 위반 사항이 있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조달청은 직접생산 기준 위반과 계약 규격 위반 등을 이유로 S사에 3개월 동안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재 이유가 된 직접생산 기준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기준은 접속반·인버터 등 전기·전자 장치에 대해서는 설계·가공·조립·배선·시험 등 구체적인 생산공정을 규정하고 있지만 구조물에 대해서는 직접생산 대상인지 여부와 생산 방식, 범위 등에 관한 명확한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행정청이 기준 해석을 명확히 하거나 시정명령 등으로 개선 기회를 부여한 뒤 제재에 나아가는 것이 타당했다”며 “이런 절차 없이 곧바로 입찰제한 처분을 한 것은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접속반 직접생산 의무 위반 역시 증거 부족을 이유로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S사가 일부 현장에서 계약규격과 다른 태양전지모듈·인버터·접속반을 납품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행위가 부정행위에 해당하려면 계약의 공정성이 훼손되거나 품질·안전성이 저하됐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납품된 제품은 단위면적당 발전량과 처리효율이 더 높은 제품이었고, 모듈 단종 등 사유로 규격 변경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거나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며 S사의 청구를 모두 인용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