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당 담합 의혹’ 대상 임원 구속
대상·사조CPK 대표이사 구속영장은 기각
10조원대 전분 및 당류(전분당) 가격 담합 의혹을 받는 대상의 사업본부장이 구속됐다. 다만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대상과 사조CPK 대표이사의 영장은 기각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김진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대상 임 모 대표이사와 김 모 전분당 사업본부장, 사조CPK 이 모 대표이사 등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김 본부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임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담합 행위 가담에 대한 소명 부족’을, 이 대표이사에 대해선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각각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전분당 판매 가격을 미리 맞추고 대형 실수요처의 입찰 과정에서 가격을 합의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지난달 26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분당은 전분을 산 또는 당화효소로 가수분해해 얻은 당류로 만든 제품으로 주로 가공식품 감미료로 사용된다. 물엿, 과당, 올리고당 등이 대표적인 제품으로 과자나 음료, 유제품 등을 만들 때 원료로 쓰인다.
대상과 사조CPK는 전분당 업계 1·2위 업체다. 삼양사와 CJ제일제당까지 4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약 90%에 달하는 과점체제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지난 8년간 10조원 이상 담합 행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앞서 검찰이 수사한 5조원대 밀가루 담합, 3조원대 설탕 담합보다도 규모가 크다.
검찰은 지난 2월 4개 업체와 전·현직 임원들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 소환조사를 이어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두 차례 고발요청권도 행사했다.
검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민경제와 직결된 생필품 가격 담합 사건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설탕가격 담합 사건을 수사해 제당사 대표급 임원 2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임직원 11명과 법인 2곳을 재판에 넘겼고, 올해 1월에는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에서 담합 의혹을 받는 전력기기 업체 8곳과 임직원 11명을 기소했다. 2월에는 밀가루 가격 담합 의혹과 관련해 6개 법인과 임직원 14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입점 숙박업소를 상대로 ‘광고 갑질’을 한 의혹을 받는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와 ‘여기 어때’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중동전쟁으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를 틈타 기름 가격을 담합한 의혹을 받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와 한국석유협회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