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행세, 한국 1조원 추가 부담

2026-04-01 13:00:02 게재

이란, 척당 30억원 추진

원유 총액의 1.25% 수준

한국, 양 많아 누적비용 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 부과를 추진하면서 한국의 에너지수입 구조에 직접적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통행료가 실제 도입될 경우 국내 정유업계가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은 연간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1일 외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의 통항을 금지하는 내용의 관리안을 승인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통행료 징수가 시행될 경우 연간 1000억달러(약 150조원)를 웃도는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동전쟁 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하루 평균 약 140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론되는 통행료가 척당 200만달러(약 30억원) 임을 고려하면 하루 2억8000만달러, 연간 1022억달러에 이른다.

이러한 분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움직임을 보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종결에 대한 입장이 오락가락 하며 불확실성을 키워온데다 31일(현지시각)에는 동맹국들에게 “미국 석유를 사든가, 아니면 호르무즈 해협으로 가서 직접 석유를 쟁취하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1년간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는 약 7억배럴 수준이다. 유조선 VLCC급 선박(약 30만톤 규모)에 약 200만배럴의 원유가 실리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350척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350척이 30억원씩 부담하면 약 1조500억원을 통행료로 추가 부담해야 하는 형국이다.

다만 유조선 1척에 실리는 원유는 200만배럴이고, 배럴당 80달러를 기준으로 할 경우 1억6000만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환율 1500원을 적용하면 유조선 1척에 실리는 기름값은 원화로 2400억원 규모다.

이중 통행료 30억원은 1척당 원유 총액의 1.25% 수준으로 계산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처럼 대규모 물량을 수입하는 국가는 누적 비용이 상당한 수준으로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통행세는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고, 결국 산업 전반의 연쇄 물가 폭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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