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명문대 기부입학’ 사기범 징역형 확정

2026-04-01 13:00:07 게재

“입학사정관 안다” 8억5천만원 수수

대법, 기망행위 및 편취 고의 인정

미국 명문대 입학사정관을 매수해 자녀를 편입시켜 주겠다고 학부모를 속여 8억5000만원을 가로채고, 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해 지인에게 위증을 지시한 입시 컨설턴트가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 2월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사기 혐의에 징역 1년 6개월, 위증교사 혐의에 징역 4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18년 5월 국내 대학을 다니며 미국 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B씨의 부모로부터 편입 컨설팅 의뢰를 받은 다른 입학컨설팅 전문가 C씨를 만나 ‘미국 명문대에 기여 편입학을 하도록 해 주겠다’며 계약금과 사례금 등을 받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C씨를 만나 ‘나는 미국 대학을 졸업했고 미국 대학 입시 컨설턴트로 많은 학생들을 명문대에 합격시켰다’, ‘내가 아는 미국 대학 입학사정관을 통해 B씨를 편입시켜 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시 29세였던 A씨는 편입학을 공언한 미국 현지 명문대의 입학사정관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막대한 기부금을 내고 입학하는 기여 편입학 제도를 통해 합격을 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지킬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 수사기관의 판단이다.

A씨는 C씨를 통해 거짓 제안을 B씨 부모에게 전달하며 현지 입학사정관에게 건넬 2억원을 포함한 8억50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불합격시 6억원을 돌려주겠다’는 식으로 꼬드겼다고 한다.

B씨 부모가 계약금 명목의 2억원만 내고 같은 해 10월 말까지 잔금을 치르지 못하자, A씨는 그 해 12월 ‘환불이 안 되는 컨설팅 비용 5000만원과 성공사례비 일부인 6억원을 받는다’는 2차 계약을 맺고 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결국 기여 편입학을 하지 못했고 다니던 국내 대학에서 제적을 당했다. 다만 2020년에 자력으로 A씨가 약속한 곳과는 다른 미국 대학에 합격했다.

1심은 사기죄에 징역 2년, 위증교사죄에 징역 8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A씨는 ‘입학사정관을 통한 기여 편입학’이 아니라 ‘단순 입학 컨설팅’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이고, 자신의 노력으로 피해자의 자녀가 약속한 대학은 아니지만 나름 명문대에 입학했으므로 속인 것은 아니란 취지로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미 명문대로 편입하고자 하는 피해자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해 거액을 가로채 죄책이 무겁다”며 “그 결과 피해자 자녀는 입학이 좌절되고 재학 중이던 한국 소재 대학에서 제적되고, 한국에서조차 학업을 제대로 이어 나가지 못하게 돼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심은 A씨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사기 징역 1년 6개월, 위증교사 징역 4개월로 각각 감형했다.

재판부는 “이 범행은 비난 가능성이 크고, 완전한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일부 돈을 반환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A씨가 재차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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