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원 불법대출’ 메리츠증권 임직원 2심 첫 공판
1심서 징역 8년·벌금 10억원 중형 선고
피고인 보석 신청 … 이달 29일 2차공판
재직 당시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대출 청탁과 함께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의 실형을 선고받은 메리츠증권 전 임직원들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1부(김인겸 부장판사)는 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메리츠증권 전 상무보 박 모씨와 직원 김 모씨, 이 모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중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증재·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을 인정해 박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0억원을 선고한 바 있다. 또 김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로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4억6178만여원을, 이씨는 징역 5년과 벌금 4억원 추징금 3억8863만여원을 선고 받았다.
1심 재판에서 인정된 바에 따르면, 박씨는 메리츠증권 재직 당시 얻은 직무상 정보를 활용해 부동산을 매매해 100억원 상당의 매매차익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자신의 가족 명의 회사를 이용했고, 부동산 구매 자금 마련을 위해 2014년부터 2017년 9월까지 메리츠증권이 이를 중개하는 것처럼 속여 다른 금융기관에서 총 1186억원을 불법으로 대출 받았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부동산을 구매해 차익을 거둔 박씨는 대출을 알선해 준 김씨와 이씨에게 수억원을 건넸고, 김씨와 이씨는 이를 수수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박씨에 대해 “피고인은 자본시장법 소정의 교류 차단 대상 정보를 이용해 사적인 이득을 취득함으로써 자본시장법 위반 범행마저 저질렀고, 범행이 매우 중대함에도 불구하고 범행 전부를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한 바 있다.
1일 항소심 공판에서 3명의 피고인측 모두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항소 이유로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와 이씨에 대해 “유무죄를 다투는 건 좋은데 양형부당의 경우 법정 하한선이 5년이라 그 아래로 내려갈 수 있겠느냐”며 주장과 입증 계획을 명확히 정리해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피고인측은 이날 재판에서 보석신청서를 제출했다. 피고인측 변호인은 “도주 우려가 없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도 성실히 임해왔다”며 “추가 자료 제출과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곧바로 보석을 신청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1심에서 이미 장기간 심리가 이뤄진 사안으로 추가로 나올 자료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주중 보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항소심 2차 공판은 이달 29일 열린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