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운전 단속…“감기약 처벌 아니다”

2026-04-02 13:00:09 게재

온라인 루머에 혼선 확산 … 경찰 “운전 곤란 상태만 처벌” 설명

약물운전 특별단속이 시작되면서 운전자들의 혼선이 커지고 있다. 감기약만 복용해도 운전이 금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온라인에서는 근거 없는 정보까지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약물 복용 자체가 아니라 ‘운전이 곤란한 상태’인지가 처벌 기준이라는 입장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에 따라 약물운전 특별단속이 2일부터 5월 31일까지 약 2개월간 실시된다. 단속은 봄 행락철 음주운전 단속과 병행해 클럽·유흥가, 대형병원 인근 등 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번 개정은 새로운 처벌을 도입한 것이 아니라 기존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도로교통법은 이미 약물 등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의 운행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처벌 수위를 높이고 측정 불응에 대한 처벌을 추가했다.

개정법에 따라 약물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할 경우 처벌 수위는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됐다. 측정에 불응할 경우에도 약물운전과 동일하게 처벌된다. 경찰은 특히 “감기약만 먹어도 단속된다”는 식의 온라인 정보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법적 단속 대상은 마약류관리법상 마약·대마·향정신성 의약품 등 약 490종과 환각물질로, 일반적인 감기약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일부 항히스타민제 등 졸음을 유발하는 성분이 포함된 일반 의약품의 경우 개인에 따라 운전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약물 종류와 관계없이 실제 운전 능력이 저하된 경우에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경찰청은 “핵심 기준은 약물 복용 여부가 아니라 운전 가능 여부”라고 설명했다.

약물운전 단속은 음주운전과 달리 전수 단속 방식이 아니다. 의심 신고가 접수되거나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한해 단속이 이뤄진다. 경찰은 운전자 상태를 확인한 뒤 직선 보행, 회전, 한 발 서기 등 현장 평가를 실시한다. 이후 간이시약 검사를 통해 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소변·혈액 검사를 통해 정밀 분석을 진행한다.

다만 간이검사는 일부 약물만 확인할 수 있어 한계가 있다. 필로폰, 코카인 등 주요 성분 중심으로 검사되며, 확인되지 않는 약물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을 통해 확인한다.

최근 약물운전 사고가 잇따르는 점도 제도 강화 배경이다. 약물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거나 다중 추돌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통계상으로도 증가세가 확인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약물운전으로 인한 면허취소는 2021년 83건에서 지난해 237건으로 늘었다. 도로교통공단 집계에서는 약물운전 사고가 최근 5년 사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에 취한 상태로 외제 SUV 차량을 몰고 반포대교를 달리다 한강 둔치로 추락한 운전자 A씨가 2월 27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휠체어를 탄 채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전문가들은 약물운전의 경우 사고 이후에야 적발되는 사례가 많아 실제 위험 수준은 통계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약물운전은 별도 검거 통계가 없어 실제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 일부는 다른 법 위반으로 분류되면서 공식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약물운전은 음주운전과 달리 명확한 수치 기준이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확인 대상 약물이 490종에 달하고 개인별 반응 차이도 커 단속과 판단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대한약사회는 일부 항히스타민제 등 졸음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을 ‘운전 주의’ 약물로 분류하고 있다. 복용 시에는 운전 가능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찰은 단속 절차가 복잡한 점을 고려해 현장 경찰관 교육을 실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약물 복용 자체를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민 안전 확보가 목적”이라며 “복용 약물이 운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운전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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