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시신’ 딸·사위 구속심사

2026-04-02 13:00:09 게재

반복된 가정폭력, 결국 살해로

대구 ‘캐리어 시신’ 사건과 관련해 50대 여성을 살해·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사위와 딸이 2일 오전 구속 심사를 받았다. 대구지방법원 손봉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사위 A씨와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딸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장모 C씨를 장시간 손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북구 신천 인근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B씨도 같은 날 시신 유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초 A씨에게 시체유기 혐의만 적용해 긴급 체포했으나, 부검 결과를 토대로 살해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존속살해 혐의를 추가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예비 부검에서는 갈비뼈와 골반 등 여러 부위 골절이 확인됐고, 사망 원인은 외력에 의한 다발성 손상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단발적 폭행이 아니라 일정 시간 이상 이어진 폭행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는 사건 이전부터 폭행을 당한 정황도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모가 시끄럽게 굴고 물건을 정리하지 않아 폭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이후 피의자들은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직접 이동해 유기했다. 사건 당일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캐리어를 끌고 신천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B씨도 뒤따라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거지에서 유기 장소까지는 도보 이동이 가능한 거리였다.

경찰은 B씨가 시신 유기에는 가담했지만 살해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시체유기 혐의만 적용했다. B씨는 “남편이 폭력적이었고 시신 유기도 지시에 따라 함께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가정 내 폭력이 반복되며 강도가 높아지고 결국 치명적 범죄로 이어진 사례로 분석된다. 가정폭력은 초기 단계에서 차단되지 않으면 폭행이 일상화되고 통제 수단으로 굳어지면서 수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경찰은 두 사람의 신병을 확보한 뒤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범행 경위와 공모 여부를 추가 확인할 방침이다. B씨가 남편으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한 정황도 확인돼 관련 수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전날 A씨와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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