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영풍 ‘분식 혐의’ 감리위 종결…제재 본격화

2026-04-03 13:00:04 게재

금감원 ‘두 회사 모두 고의 분식’ 판단

수차례 치열한 공방, 2일 감리위 마무리

고려아연과 영풍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감리위원회 심의가 종결됨에 따라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제재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2일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산하 회계 전문 심의기구인 감리위원회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안건에 대한 제재 심의를 마쳤다. 감리위 의결은 ‘고의 분식’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 여부는 감리위 심의 결과를 토대로 증선위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4년 10월 고려아연과 영풍에 대한 회계심사에 착수했고 회계기준 위반 혐의를 포착해 한달 만에 회계감리로 전환했다. 금감원은 두 회사 모두 회계기준위반의 동기가 ‘고의’라고 판단, 중징계 제재안을 마련해 제재 절차에 돌입했다.

피켓 시위하는 고려아연노조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총장 입구에서 고려아연노조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감리위원회는 올해 심의에 착수했고, 고의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영풍의 분식회계 혐의 관련 심의가 비교적 일찍 끝난 반면, 고려아연의 경우 쟁점에 대한 공방이 길어지면서 심의가 다소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펀드에 출자했다가 발생한 투자 손실을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고, 미국 전자폐기물 업체 이그니오홀딩스를 약 5800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매출 규모와 비교해 인수 가격이 과도하게 평가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리를 받았다. 영풍은 석포제련소에서 나온 폐기물의 처리 비용을 충당부채로 적정하게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감리 대상이 됐다.

영풍은 지난해 고려아연 경영진들이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및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과정에서 고려아연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며 최 회장 등이 4005억원을 배상하라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고, 이날 첫 변론기일이 열리기도 했다. 다만 전체적인 분식회계 규모는 영풍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고려아연과 영풍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고의성을 인정할 경우 임원에 대한 중징계와 함께 검찰 고발·통보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고의적인 위법행위는 △회사와 임직원이 가공의 자산을 계상하거나 부채를 누락하는 등 회계정보를 의도적으로 은폐·조작 또는 누락시켜서 재무제표를 작성한 경우 △회계장부, 전표 등 회계장부 작성의 기초가 되는 서류, 관련 전산자료 및 증빙자료 등을 위·변조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경우 등을 말한다.

한편 감리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의결 내용과 이에 반대하는 의견 등이 증선위에 제출된다. 감리위 의결은 강제력이 없지만, 감리위원장을 증선위 상임위원이 맡고 있어서 의결 내용이 증선위 심의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이경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