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3.8만명…“합격자 연 1200명 관리”
서울변회, 수급관리체계 도입 필요성 제기
대한변협 설문결과 ‘합격규모 과잉’ 75.9%
변호사 수가 3만8000명을 넘고 인공지능(AI) 확산까지 겹치며 합격자 1200명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법률시장 공급 과잉 대응을 둘러싼 배출 축소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조순열)는 김종호 경희대 교수팀의 ‘법률시장 구조 변화와 적정 변호사 공급 규모 산정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법률시장이 이미 구조적 과잉 공급 상태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등록 변호사 수는 2012년 1만4000여명에서 2025년 3만8000명 수준으로 증가한 반면, 변호사 1인당 민사 본안 사건 수는 같은 기간 73건에서 22건으로 감소했다.
연구진은 현재 변호사 수가 적정 수준보다 4000~5000명가량 많은 상태로 분석했다. 특히 AI 변수를 수급 분석에 포함한 결과, AI 인프라 투자와 변호사 수 사이에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이는 기술 발전이 동일한 법률 수요를 더 적은 인력으로 처리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단순한 공급 증가가 아니라 기술 변화까지 결합된 구조적 과잉이라는 해석이다.
서울변회는 이에 따라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연간 1200명 수준으로 관리하고, 중기적으로는 600~900명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인구, 사건 수, AI 도입률 등을 반영한 동태적 수급 관리 체계 도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 인식 역시 과잉 공급 쪽에 무게가 실린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종욱)가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6일까지 회원 변호사 2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5.9%는 현재 합격자 규모가 ‘매우 과잉’이라고 답했고, 97.7%는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하다고 인식했다.
적정한 변호사 배출 규모를 묻는 문항에서는 응답자의 39.5%(996명)가 ‘1000명 이하’를, 24%는 ‘500명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꼽았다. 또 응답자의 38.2%는 최근 5년간 수임료가 30% 이상 감소했다고 답했다.
조순열 서울변회 회장은 “로스쿨 도입 이후 변호사 수가 빠르게 증가했지만 유사 직역까지 확대되면서 시장 수급이 맞지 않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며 “과도한 경쟁 속에서 과장 광고나 착수금 분쟁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