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길거리 음료 자판기 급감…비싸고, 유지비 부담

2026-04-07 13:00:08 게재

콜라 등 청량음료 가격 3년 만에 20% 올라 슈퍼보다 비싸

전국서 10년 만에 50만대 줄어…도시락과 빵 등으로 확대

일본에서 길거리 음료 자동판매기(자판기)가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판기 천국으로 시골 구석구석까지 퍼져있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유지비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나고야시에 거점을 두고 있는 포카삿포로푸드앤비버리지사는 지난 3월 자판기 사업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매수 주체는 청량음료를 주로 다루는 오사카를 거점으로 하는 라이프드링크컴퍼니사다. 약 4만대의 자판기를 올해 10월에 양도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자판기 사업에서 철수하는 이유는 원재료 등의 가격 상승으로 판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기를 유지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고 관리할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사토 마사시 사장은 “경영 자원을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가 고민한 결과”라며 “모든 음료를 다루기 보다 레몬 음료와 차, 탄산수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도그룹홀딩스도 지난달 전국에 설치한 27만대 가운데 채산성이 떨어지는 2만대를 2027년 1월까지 철거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자판기 수를 삭감해 경영상 출혈을 중단하는 것이 선결적인 과제”라고 밝혔다.

코카콜라재팬은 지난해 12월 결산에서 자판기 사업에서 940억엔(약 8900억원) 손실 처리했다. 녹차 등으로 널리 알려진 이토엔도 지난해 결산에서 자판기 사업부문 137억엔(약 1300억원)을 손실 처리하고, 자회사로 사업을 이관하기로 했다.

다이도그룹에 따르면 현재 일본의 음료자판기 부문 시장은 약 1조엔(약 9조5000억원) 규모로 전체 음료시장의 20% 정도 차지한다. 일본 음료 자판기 시장은 한 때 커다란 수익을 보장했다. 하지만 수익성이 줄면서 2014년 전국적으로 247만대까지 확대했지만 지난해 195만대까지 감소했다.

자판기 판매 음료의 가격이 일반 슈퍼마켓 등에 비해 비싼 것도 소비자 외면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코카콜라 등 500~600㎖ 기준 음료 가격은 2022년 160엔에서 지난해 200엔을 넘어서는 등 슈퍼나 저가 잡화점 등에 비해 비싼 가격이다.

한편 관련 기업들은 음료 이외에 도시락이나 간단한 식품 등으로 자판기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산토리는 과자와 빵, 컵라면 등을 취급하고 있다. 2020년 기준 2만대가 사무실 등에 설치됐는 데 모든 기기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JR동일본은 지난달 말부터 수도권 일부 역에 ‘도시락 자판기’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인구 감소로 자판기 시장은 포화상태로 유지비 등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채산성이 떨어지는 기기를 없애고 이익이 나는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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