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도 이란전엔 선 긋기

2026-04-08 13:00:35 게재

“60일 넘기면 의회 승인 받아라” … 확전 땐 공화당 정치적 부담될까 경계

존 커티스 미 공화당 상원의원(왼쪽)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을 얻지 않으면 60일을 넘는 이란 군사작전은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커티스 의원이 지난달 30일 대만 타오위안의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 전시센터를 방문한 모습.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대적 확전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정작 공화당이 장악한 미 의회는 휴회 중이다. 원들은 다음 주에야 의정 활동을 재개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선 이미 다른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일부 의원들은 이란에서의 군사작전이 60~90일을 넘기면, 대통령은 연방법에 따라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미 헌법은 전쟁 선포권과 군 예산권을 의회에, 군 통수권은 대통령에 맡긴다. 1973년 전쟁권한법은 미군 투입 48시간 내 의회 통보, 60일 내 승인 불발 시 작전 종료를 규정하고, 철수 목적일 때만 30일 연장을 허용한다.

존 커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주 기고문에서, 트럼프가 의회 승인을 얻지 않는 한 60일을 넘는 이란 군사작전은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에서도 대통령의 초기 조치는 지지하지만, 의회가 정식으로 전쟁을 승인하지 않으면 추가 군사작전 예산에는 찬성하지 않겠다고 했다.

돈 베이컨 공화당 하원의원도 같은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이란에 대한 군사 대응에는 찬성하지만, 60일이 지나면 의회가 개입해야 하며 대통령이 의회에 그 필요성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권한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지만, 트럼프도 의회 승인 부담을 의식해 이란 문제를 ‘전쟁’ 대신 ‘군사작전’으로 부르고 있다.

공화당의 마이크 롤러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초기 공습 뒤 48시간 안에 의회에 통보해 지금까지는 법을 지켰지만, 작전이 60~90일을 넘기면 의회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전은 2월 28일 시작됐다. 60일 시한은 4월 말쯤이다.

그동안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의 군사행동을 제한하려는 결의안을 여러 차례 저지해 왔다. 가장 최근인 3월 24일에도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이 발의한 결의안은 공화당이 거의 일제히 반대하면서 부결됐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만 민주당 쪽에 섰고, 민주당의 존 페터먼 상원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전쟁권한법은 대통령의 군사행동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로 만들어졌지만, 의회가 이를 통해 백악관의 전쟁 수행을 실제로 멈춰 세운 적은 한 번도 없다. 다만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선 시한을 의식하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60일이 지나면 대응을 달리해야 한다고 했고,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도 60~90일이 넘거나 지상군이 투입되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사 머코우스키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달 말, 이란에 대한 무력사용승인안(AUMF) 초안 마련 가능성을 동료들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승인안에는 행정부에 대한 일정한 안전장치와 보고 의무가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트럼프의 확전 가능성을 정면으로 문제 삼고 있다.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주말 사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와 교량 파괴를 거론한 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상원을 조기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케인은 트럼프의 발언이 점점 더 불안정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쟁권한법 논쟁의 본질은 분명하다. 공화당은 아직 트럼프를 제어할 생각은 없지만, 전쟁 장기화나 확전의 부담까지 함께 질 뜻은 없다는 것이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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