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말은 종말전, 군 작전은 제한전"

2026-04-08 13:00:37 게재

NYT “강경 발언과 군사행동 간 큰 간극"

석유시설은 제외 … 협상 압박용 해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명 전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제 미군 작전은 핵심 인프라를 피하는 제한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 수위와 미군의 실제 작전 사이에 뚜렷한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이날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에 대해 90회 이상 공습을 단행했다. 다만 공격 대상은 기뢰 저장시설과 미사일 벙커 등 군사시설에 국한됐고, 원유 생산·수출 인프라는 의도적으로 타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관계자는 이번 공격을 “재타격(restrikes)”이라고 설명하며 기존 타격 목표를 반복 공격해 피해를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밝혔다. 작전 목표 역시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발사 능력을 약화시키는 데 집중돼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에서 “오늘 밤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지만 아마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날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을 경우 “모든 교량은 파괴되고 모든 발전소는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발언과 군사행동 사이의 간극이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위협 수위를 높여 협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미군은 에너지 인프라를 직접 타격할 경우 국제 유가 급등과 전면전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공격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은 “문명 파괴를 언급하는 것은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될 수준”이라며 “군 지휘부를 매우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러한 괴리가 단순한 메시지 혼선이 아니라 전략적 계산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통해 이란에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실제 군사행동은 확전을 피하는 범위에서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군 내부에서도 현재 작전이 전면전이 아닌 제한적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군 관계자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역량을 약화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협상을 통한 조기 종료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쟁 확대를 억제하면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고 NYT는 전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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