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중동전쟁, 위기이자 기회”
첫 국민경제자문회의 주재 … ‘대전환기’ 진단
김성식 부의장 “전쟁, 끝나도 끝난 것 아냐””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1차 전체회의에서 “한편으로 보면 위기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기회이기도 하다”며 “국정을 담당하는 우리가 잘 준비하면 위기 국면을 기회로 만들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선 중동 위기에 대한 우리 경제의 대응 방안은 물론 구조전환 필요성 등이 논의됐다.
특히 첫번째 발표를 맡은 김성식 부의장은 ‘대전환기 한국경제의 진단과 중점과제’를 보고하며 “이 전쟁은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외부로부터 거센 충격이 밀려오고 있지만 반드시 극복하고 또 우리 대한 국민의 DNA처럼 한 단계 더 올라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안전 통행 해협에서 차단기와 톨게이트로 바뀌고 있다”며 “미국은 전쟁을 하면서도 계산기도 두드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상 시기가 길어질 것이기 때문에 조세, 재정, 외환, 채권 시장 등 여러 분야에서 정책 여력도 같이 신경 써야 한다”고 건의했다.
경제 구조 전환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은 열심히 일한다고 되지 않고 스마트한 혁신이 관건이 되고 있다”며 “과거 대한민국의 성공의 방정식이 이제 미래의 성공의 덫이 되어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부처별 계획은 있지만 국가 차원의 계획은 사라진 지 오래됐다”며 “관료적 규제 대신 민간의 창의, 개별 부처를 넘어서는 국가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 정책 방향과 관련해선 “지금은 미래 주도 혁신 벤처를 가꾸고 스케일업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중소기업 정책도 규모와 매출 중심 보호에서 업력 중심 혁신 지원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그동안은 근속 중심의 보상 체계였다”면서 “생산성과 역량 위주 보상으로 바뀌어야 하고 유연성과 이동성이 중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첨단 인력에 대해서는 파격 보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부의장은 아울러 인공지능(AI) 시대 대응과 관련해 “언제까지 공공 데이터를 폐쇄형·분산형으로 갈 거냐”며 “공공 클라우드 구축과 연구개발(R&D) 정보 시스템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예산과 관련해 “집행률 중심 정량 평가를 넘어서 정성 평가, 질적 평가를 강화해 지출 개혁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단기 부양책을 넘어서 생산성 향상, 인적 자원 투자, 낡은 제도의 과감한 혁신을 통해 성장다운 성장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1997년 외환위기가 급성 질환이었다면 지금은 만성 질환”이라며 “응급 대응뿐 아니라 미래로 가는 국민적 의지 결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부의장에 이어 박원주 전략경제협력분과장이 ‘중동발 비상 경제 상황과 위기 극복 전략’을, 류근관 성장경제분과장이 ‘한국 경제·사회의 구조 전환과 지속 성장 전략’을 각각 발표했다.
청와대 측은 “이번 회의에서 의견을 수렴해 현재의 비상 복합위기 상황 극복과 함께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