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수 편의제공 ‘진술회유’ 정황

2026-04-09 13:00:34 게재

검사실에서 쌍방울 관계자와 딸 접견

딸 생활비 등 지원받고 증언 번복 의심

박상용 “대질조사 위해 소환한 것일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과정에서 수원지방검찰청의 이른바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가 당시 수사팀이 핵심 증인인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에 대해 편의를 봐준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TF는 안 회장이 검사실에서 쌍방울 관계자들과 만나 지원을 약속받은 정황 등을 토대로 당시 수사 담당자였던 박상용 검사에 대해 감찰하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TF는 지난 2023년 2월 16일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에서 안 회장의 부탁을 받고 박상웅 전 쌍방울 이사와 단둘이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또 같은 해 5월 4일 동일한 장소에서 아태협 운영 대행 윤 모씨를 만나게 해주고 6월 7일에는 안 회장의 딸과도 만나게 해준 것으로 파악했다.

‘수용자에 대한 출석요구 및 조사에 관한 지침’에서는 ‘수용자에게 전화·컴퓨터 등 전기통신장비 사용, 외부인 접견, 외부음식물 취식 등의 편의를 제공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다. 다만 '수용자의 건강상태, 나이 등을 고려해 편의를 제공할 정당할 사유가 있는 때에는 교도관에게 그 사유와 편의내용을 고지한 후 조서 등의 서면에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안 회장이 제공받은 외부인 접견 편의와 관련해서는 서면에 기재된 내용이 없었다.

안 회장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 사건에서 핵심 진술을 한 인물이다. 그는 2022년 11월 구속된 후 이듬해 1월 이 전 부지사 재판에서 ‘경기도와의 연관성은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하지만 4월 재판에서는 기존 증언을 뒤집고 “쌍방울의 대북송금은 이화영의 요구로 이화영과 김성태(전 쌍방울 회장)가 협의해 결정했다” “쌍방울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지원과 관련해 김성태, 이화영과 협의했다”고 진술했다.

TF는 안 회장이 검사실에서 만난 박 전 이사 등으로부터 각종 지원을 약속받고 증언을 바꿨다고 의심한다.

TF가 쌍방울측이 회사돈으로 안 회장에게 제공한 것으로 파악한 금액은 1억여원에 달한다. 쌍방울측은 2023년 3월~2025년 10월 안 회장 딸에게 오피스텔 임대차 비용 7280만원을 지원하고, 안 회장 딸이 쌍방울 계열사에 취업한 것처럼 꾸며 급여 명목으로 2700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TF는 박 전 이사로부터 ‘박상용 검사가 안부수와 독대할 수 있게 해 주었으며 그 자리에서 안부수 딸의 주거지 및 안부수 변호인 지원 등을 논의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안 회장으로부터도 ‘딸의 주거지 문제를 검사실에서 박상웅,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 등과 이야기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받았다.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9일 언론을 통해 공개한 안 회장의 접견 녹취록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나온다. 안 회장은 2023년 2월 16일 딸과 통화에서 “어제 아빠 쌍방울 다 불러가(불러서) 다 앉아 이야기했어. 검사실에서 김성태도 만나고 다 만나고 직원들 다 불러가 이야기 했어”라며 “방 빨리해준다고 했어”라고 말했다. 또 하루 뒤인 17일 통화에서 딸이 전날 박 전 이사의 연락을 받았다고 하자 안 회장은 “아빠가 전화하라 했어”라며 “집도 짐이 많으니까 두세칸 짜리 구해줄 거야. 아빠가 어제 이야기했어. 부회장한테 하고, 어제 만나가지고 쌍방울 간부들 다 불러가지고 다 같이 만났어”라고 했다.

같은달 24일 딸과 지인 김씨가 참석한 접견에서는 안 회장이 “박상용 검사 전화 안왔던? 너(김씨) 불러달라고 했거든”이라고 말하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TF가 지난해 12월 쌍방울 임원들이 회사 자금으로 안 회장과 딸을 지원했다며 횡령 등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모두 기각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안 회장에 대해 “피의자가 객관적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고 기본적인 증거들 또한 수집돼 있다”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방 전 부회장과 박 전 이사에 대해서는 일부 범죄 혐의가 소명되나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기각했다.

박 검사측은 수사상 필요를 위해 소환한 것이지 접견 등 편의를 봐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앞서 민주당이 녹취록에 근거해 의혹을 제기하자 “검사실에서 만난 인물들은 수사 목적상 대질조사를 위해 소환된 참고인들뿐 수사 이외의 이유로 소환된 사실이 없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는 또 녹취록을 입수해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서울고검 수사팀의 3번에 걸친 조사에서도 관련 질문을 전혀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6일 대북송금 사건 수사과정에서 직무상 의무 위반, 수사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언행 등을 이유로 박 검사의 직무집행을 정지한 데 이어 7일 추가 감찰을 지시했다. 박 검사가 국민의힘이 단독 진행한 공소취소 재판조작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검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도대체 무엇이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는 거냐”고 반발했다. 그는 “대북송금 수사에 참여한 검사로서 국회의 청문회 요청에 응해 국조특위 위원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했다”며 “만일 그 위원들이 민주당 소속이었다고 해도 동일하게 참석하고 답했을 것”이라고 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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