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스동서 ‘PEF 손자회사 지배’ 공방
공정위 제재 취소소송, 지배 기준 ‘형식 vs 실질’ 충돌
법원 “개념 해석이 관건” … 5월 20일 변론 종결 예정
지주회사 체제 내 사모펀드(PEF)를 ‘손자회사’로 규정할지를 둘러싼 아이에스동서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법리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에스동서측은 경영권이 없는 유한책임사원(LP)으로서의 실질적 지배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공정위는 법령상 요건을 충족한 이상 문언 그대로 집행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재판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6-1부(김민기 부장판사)는 8일 아이에스동서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 변론기일을 열고,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 판정 기준에 관한 심리를 진행했다.
사건은 공정위가 2024년 3월 아이에스동서가 일반지주사의 자회사·손자회사가 국내 계열사의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규정을 어겼다며 18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서 비롯됐다. 공정위는 아이에스동서가 손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사 아스테란마일스톤(PEF) 주식을 소유한 것을 문제 삼았다. 또 계열사 씨에이씨그린성장1호 등 주식을 보유한 것도 규제 대상으로 봤다.
이에 대해 아이에스동서는 해당 PEF가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에 해당하므로 규제 대상이 아니라며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공정위는 이 회사가 손자회사로 인정되기 위해선 단순한 요건 충족뿐 아니라 사업 내용에 대한 실질적 지배까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사건에서는 그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재판에서도 쟁점은 공정거래법 제2조에 따른 손자회사 정의 규정 해석이었다. 아이에스동서측 대리인은 “지주회사 제도는 주식 소유를 기준으로 한 형식적 판단을 전제로 한다”며 시행령 기준을 충족하면 손자회사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정위측 대리인은 “정의 규정의 ‘지배’는 실질적 지배를 의미한다”며 동일 법령 내 용어를 달리 해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 “동일한 법령 내에서 ‘지배’라는 개념을 조항마다 달리 해석해야 하는지가 고심스러운 지점”이라며 “일반 주식회사와 PEF 사례를 대칭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의결권 없는 주식의 포함 여부 등 지배 판단 기준에 대해 추가 검토를 요구했다.
재판부는 추가 소명자료와 종합준비서면 제출을 요청하고, 다음 기일을 5월 20일로 지정했다. 이날 최종 변론을 거쳐 심리를 종결할 예정이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