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보증금, 새 주인이 내줘야”
임차인, 재건축조합 상대 상가보증금 반환 소송
대법 “보증금 줄 때까지 계약 존속” 파기 환송
상가 임대차 계약 기간이 지났더라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상가의 주인이 바뀌었다면, 새 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9일 자영업자인 원고 A씨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B를 상대로 제기한 임대차보증금 등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A씨는 정비구역 내 상가를 빌려 영업하던 중 2021년 12월 말일 자로 임대차 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됐다. 이후 B조합이 2022년 1월 해당 상가건물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고, 같은 해 4월 건물 인도 집행까지 완료했다.
이에 A씨는 새 소유주인 B조합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했으니 보증금을 돌려주고, 권리금 회수 방해 및 인도 집행 이후 영업 손실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A씨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가 임대차 계약이 이미 기간 만료로 끝난 뒤에 B조합이 상가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했으므로, 기존 임대인의 지위를 이어받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재판부는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대항력 있는 상가 임대차에 있어 기간 만료 등으로 임대차가 종료된 경우에도,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며 “그러한 상태에서 상가건물이 양도되는 경우에는 양수인에게 임대차가 종료된 상태에서의 임대인으로서의 지위가 당연히 승계된다”고 판단했다.
세입자가 대항력을 갖췄다면 계약 종료 여부와 상관없이 건물을 새로 산 양수인이 보증금 반환 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게 된다는 취지다.
다만 재판부는 “B조합이 A씨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다고 볼 수 없고, 영업 손실을 배상할 책임 또한 없다고 본 원심 판단은 결과적으로 수긍할 수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 부분에 대한 A씨의 상고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한다는 법의 취지 및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