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필수의료 붕괴, 해법 엇갈려
대구 ‘이송’ 경북 ‘인력’
같은 원인, 결 다른 처방
대구에서 병원을 찾지 못해 발생한 신생아 사망 사고를 계기로 지역 필수의료 체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됐다. 같은 원인을 두고 대구는 이송 체계 개선에, 경북은 의료 인력 보강에 나서며 대응 방향이 엇갈렸다.
대구시는 9일 김정기 시장 권한대행 주재로 점검회의를 열고 지난 2월 발생한 ‘대구 임산부 이송 지연 사고’의 핵심 원인을 ‘응급 이송 실패’가 아닌 의료 인력 부족으로 규정했다. 산과 전문의와 신생아 치료 병상 부족 등으로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수용 불능’ 상황이 문제라는 판단이다.
이 사고는 임신 28주 산모가 7개 병원에서 수용을 거부당한 뒤 수도권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쌍둥이 중 1명이 숨지고 1명이 뇌손상을 입은 사례다.
이런 진단에도 불구하고 대응은 이송 체계 개선에 무게가 실렸다. 대구시는 병상 확충과 인공지능(AI) 기반 이송 시스템, 전문의 핫라인 구축 등을 통해 환자 이송과 병원 연결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는 “받을 병원이 없는 상황에서 이송 체계만 보완하는 것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북은 의료인력 공백 자체를 메우는 데 정책 초점을 맞췄다. 공중보건의 감소에 대응해 지역보건기관 기능 개편과 인력 재배치 등 필수의료 기반 보완에 나섰다.
10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의과 공중보건의는 2022년 285명에서 올해 97명으로 줄어 4년 만에 65% 감소했다. 올해 감소율만 36.6%에 달한다. 이로 인해 병상이 있어도 의사가 없어 환자를 받지 못하는 ‘수용 능력 저하’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도는 공보의가 상주하지 못하는 211개 보건지소를 중심으로 간호 인력 상시진료, 순회진료 확대, 예방 중심 기능 전환 등 유형별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필수의료 전문의 확보와 시니어 의사 채용 등에 73억원을 투입하는 등 인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보건진료소와 거점 병원 간 원격협진과 간호 인력이 진료 전 과정을 지원하는 비대면 진료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황명석 경북지사 권한대행은 “보건지소·진료소 통합 모델이 보건복지부 시범사업으로 반영돼 전국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며 “시니어 의사 채용과 의료취약지 의료 인력 지원 등을 통해 필수의료 공백을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