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시스템-정부, ‘군 전력화 하자’ 항소심 공방

2026-04-10 13:00:06 게재

LIG “52억 배상금 과다” vs 정부 “정당”

군 지휘통제체계 성능개량 사업을 둘러싼 50억원대 하자지연배상금 분쟁이 항소심에서도 이어졌다.

서울고등법원 민사33부(이창형 부장판사)는 9일 LIG시스템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 항소심 첫 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1심은 정부가 LIG시스템에 부과해 수령한 약 52억원의 하자지연배상금 가운데 40%를 과다하다고 판단해 “정부가 LIG시스템에 약 20억원을 반환하라”고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정부가 추진한 합동·연합지휘통제체계 성능개량 사업 과정에서 비롯됐다. 해당 사업은 기존 시스템의 액티브X·플래시 제거, 운영체제 최신화, 상용 소프트웨어 교체 등을 통해 보안성과 운용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정부는 2020년 LIG시스템과 약 185억원 규모의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범위에는 시스템 개발뿐 아니라 시험평가와 실제 군 운용 단계인 ‘전력화’까지 포함됐다.

하지만 시스템 납품 이후 전력화 과정에서 단말기 보안 소프트웨어 기능 미흡과 각종 오류가 발생하면서 사업이 두 차례 중단됐다. 정부는 이를 계약상 하자로 보고 약 52억원의 지연배상금을 산정해 부과했다. LIG시스템은 일단 이를 납부한 뒤 2024년 4월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핵심은 단말기 보안 소프트웨어에 USB 파일 반입 통제 기능 등이 구현되지 않은 점이 계약상 하자인지 여부였다. LIG시스템은 해당 기능이 계약상 명시된 범위를 넘어서는 추가 요구라고 주장한 반면, 정부는 보안 요구사항에 당연히 포함되는 기능이라고 맞섰다.

또 전력화 과정에서 발생한 로그인 오류, 인증 불안정, 자료 접근 장애 등 시스템 오류 전반을 하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도 쟁점이었다. LIG시스템은 통상적인 설치·운용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라고 주장한 반면, 정부는 정상 운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던 만큼 명백한 하자라고 주장했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8부(김도균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리면서도 하자 자체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계약 구조상 개발 범위가 요구사항 분석을 통해 구체화되는 점을 볼 때 저장매체 통제 기능에는 반출뿐 아니라 반입 통제도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또 “운용시험평가 역시 조건부 통과에 불과하다”며 이후 발생한 각종 기능 오류를 모두 계약상 하자로 인정했다.

다만 손해배상 예정액이 과다하다고 판단해 전체 지연 책임을 원고에게 전부 귀속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수령한 배상금 중 40%를 부당이득으로 보고 반환을 명령했다.

양측 모두 불복해 제기된 이날 항소심 첫 변론기일에서도 LIG시스템과 대한민국 정부는 1심과 동일한 쟁점을 두고 맞섰다. 원고측은 “계약상 하자가 아니”라며 하자지연배상금 전액을 부당이득금이라고 주장한 반면, 정부는 “명백한 하자에 따른 정당한 배상금”이라며 40% 책임 비율의 취소를 구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양측의 사실조회 신청과 문서제출 명령을 확인, 정리한 뒤 다음 기일을 오는 6월 11일로 지정했다.

다음 기일에는 △전력화 지연의 원인이 전적으로 사업자 책임인지 △군 훈련 일정 등 발주기관 사정이 얼마나 반영돼야 하는지 △하자지연배상금 산정 방식이 적정했는지 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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