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 스스로 판단하는 사족보행 로봇 개발

2026-04-11 18:24:01 게재

KAIST, 시각·센서 결합 ‘인지형 보행’ 구현…재난·산업 현장 적용 기대

시각 정보 없이도 지형을 추정해 이동하고,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스스로 보행 전략을 조정하는 사족보행 로봇 기술이 개발됐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명현 교수 연구팀은 연구실 창업기업 유로보틱스와 공동으로 지형을 인지하고 실시간으로 보행 전략을 조정하는 제어 기술 ‘드림워크(DreamWaQ++)’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존 ‘드림워크’는 관절 센서와 관성 센서 등 자기수용 감각만으로 지형을 추정하는 ‘블라인드 보행’ 기술이다. 시각 정보 없이도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애물에 실제로 부딪힌 이후에야 움직임을 조정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드림워크는 카메라와 라이다(LiDAR) 등 외부 감각을 결합해 이러한 한계를 보완했다. 로봇이 장애물을 사전에 인지하고 보행 전략을 미리 조정하는 ‘인지 기반 보행’을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다중 감각을 활용한 강화학습 구조를 적용해 실시간 제어가 가능하도록 했고, 센서 오류 발생 시 다른 감각으로 전환하는 안정성도 확보했다. 다양한 로봇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도 특징이다.

성능은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해당 기술을 적용한 로봇은 계단 50개 구간(수평 30.03m, 수직 7.38m)을 35초 만에 이동했다. 기존 블라인드 보행 방식과 상용 인지형 제어기를 모두 능가하는 수준이다.

경사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이동이 가능했다. 훈련 조건보다 3.5배 가파른 35도 경사면을 등반했으며, 자세를 조정해 후방 다리 모터 부담을 줄이는 효율성도 보였다.

장애물 환경에서는 별도의 경로 설정 없이 스스로 최적 경로를 선택했고, 낙차가 불확실한 지형에서는 이동을 멈추고 지면을 탐색하는 행동도 확인됐다. 2.5kg의 짐을 실은 상태에서도 41cm 높이 장애물을 넘는 등 민첩성도 입증됐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재난 대응, 산업 시설 점검, 산림·농업 등 기존 바퀴형 로봇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명현 교수는 “로봇이 단순히 움직이는 수준을 넘어 환경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단계로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실제 환경 적용이 가능한 지능형 이동 기술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IEEE Transactions on Robotics’에 게재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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