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낮을수록 더 아픈 사회”
한·미 건강격차 공통 확인
의료체계 달라도 불평등 지속
한국은 ‘보이지 않는 격차’
고려대학교 연구팀이 한국과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비교한 결과, 제도 구조와 무관하게 소득 수준에 따른 건강 불평등이 공통적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박성철 교수와 서울대, 스탠퍼드대, 하버드대 공동연구팀은 ‘누가 의료시스템의 혜택을 실제로 받는가’라는 관점에서 양국 의료체계를 비교 분석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소득이 낮을수록 의료비 지출과 의료 이용이 적고 건강 상태는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예방 의료 이용률도 낮고 건강에 해로운 생활 습관을 더 많이 보유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미국은 민간 중심 의료체계 특성상 보장 사각지대와 높은 본인 부담이 건강 불평등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국은 전 국민 건강보험 체계를 갖추고 있음에도 소득에 따라 의료 접근성과 건강 결과가 갈리는 ‘보이지 않는 격차’가 존재했다. 다만 건강 격차의 정도는 미국이 한국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국의 경우 저소득층이 실제 필요한 의료를 이용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본인부담금 경감 △예방 의료 접근성 확대 △1차 의료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미국은 구조적 비효율성이 두드러졌다.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우울증 등 주요 임상 지표는 한국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1인당 의료비는 훨씬 높았다. 이는 의료 이용량이 아니라 높은 가격 구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성철 교수는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의료제도 개편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소득 격차 등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구조적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JAMA Health Forum’에 게재됐으며 한·미 성인 약 40만 명을 대상으로 의료비, 이용, 접근성, 건강 상태 등 6개 영역 30개 지표를 분석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