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고유전체로 신라 친족 구조 규명

2026-04-13 05:36:49 게재

근친혼·족내혼·가족 단위 순장 첫 실증 … 고대사회 해석 전환

국내 대학 연구진이 고유전체 분석을 통해 삼국시대 신라 사회의 친족 구조와 혼인 풍습을 실증적으로 밝혀냈다.

세종대 역사학과 우은진 교수는 서울대 정충원 교수 연구팀, 영남대 박물관, 독일 막스플랑크 고고유전학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경산 임당동·조영동 고총군에서 발굴된 44개 무덤, 78명의 유골을 대상으로 고유전체를 분석해 고대 친족 네트워크를 복원했다. 그 결과 1차 친족 11쌍, 2차 23쌍, 3차 이상 20쌍이 확인되며 지역 사회가 촘촘한 혈연 관계로 연결된 구조임이 드러났다.

특히 6촌 이내 근친혼을 포함한 총 5건의 사례가 확인되며, 기존 문헌 기록에 의존하던 혼인 풍습이 유전학적으로 입증됐다. 이 같은 양상은 무덤 주인뿐 아니라 순장자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자식, 형제 관계 인물이 함께 매장된 사례를 통해 ‘가족 단위 순장’ 풍습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순장자 간에는 가족 관계가 존재하는 반면, 무덤 주인과는 제한적인 친족 관계만 확인돼 신분에 따른 관계 구조도 드러났다.

아울러 성인 여성들이 동일 지역 내에서 다양한 친족 관계를 형성한 점이 확인되며, 유럽 고대 사회에서 일반적인 부계 중심 족외혼 구조와는 다른 ‘족내혼 중심 사회’였을 가능성도 제시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 고총군을 대상으로 한 첫 대규모 전장유전체 분석 사례로, 고대 한국 사회 연구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우 교수는 “문헌에만 의존하던 근친혼 사례를 유전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고대인의 유전 정보를 통해 신라 사회의 친족 구조와 장례 문화를 실증적으로 해석한 연구”라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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