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춘추전국시대…6.3 뒤 차기 맹주 나타날까

2026-04-13 13:00:04 게재

윤석열 이후 맹주 사라져 … 주도권 둘러싼 경쟁 치열

장동혁 오세훈 한동훈 안철수 나경원 이준석 등 경합

보수정치권은 요즘 춘추전국시대나 다름없다. 계엄과 탄핵을 거치면서 1인자 윤석열이 사라진 뒤 보수를 이끌 맹주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6.3 지방선거 이후 보수 차기주자들이 뒤엉킨 주도권 경쟁의 결과가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다. 지방선거 승패가 차기주자들끼리 벌인 주도권 경쟁의 명운을 가를 것이란 분석이다.

최고위 발언하는 송언석 원내대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운데)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13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윤석열 탄핵 이후 보수정치권은 뚜렷한 맹주 없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나경원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복수의 ‘제후’가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기선을 제압했지만, 당 안팎의 흔들기에 휘둘리면서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장 대표는 11일 방미 길에 오르면서 주도권 경쟁에 승부수를 던졌다. 지방선거를 50여일 앞두고 당 대표가 해외를 나가는 게 “말이 되냐”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방미를 밀어붙인 건 미국 정계 인사들을 만나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장면을 통해 강성보수층의 지지를 재흡수하고 차기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 연임 성공→2028년 총선 승리→2030년 대선 도전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선전이 1차 시험대다. 만의 하나 지방선거에서 참패한다면, 전당대회 연임부터 불발될 수 있다.

당 쇄신 문제를 놓고 장 대표와 신경전을 펼쳤던 오 시장은 5선 성공에 다걸기하는 모습이다. 오 시장은 장 대표를 향해 계엄 사과와 절윤(윤석열과의 절연)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래야 중도층 지지를 회복하면서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장 대표가 형식적인 ‘절윤 선언’에 동의했을 뿐 구체적인 ‘절윤 행보’를 보이지 않자, 장 대표와 거리를 두면서 지방선거를 치른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이 5선에 성공한다면 차기주자들의 주도권 경쟁에서 단숨에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5선 임기 종료와 겹치는 2030년 대선의 유력후보로 부각될 것이다. 다만 5선에 실패한다면 보수 쇄신을 내걸고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전 대표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부산 북갑 출마가 유력해 보인다.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진입한 뒤 국민의힘 복당을 꾀할 것이란 전망이다. 복당까지 성사된다면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 복귀까지 내달릴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부산 북갑 승리→복당→전당대회 승리 시나리오에 변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당장 부산 북갑 승리가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에서 저격수를 내보낼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민수 최고위원과 윤민우 윤리위원장이 거론된다. 민주당에서는 하정우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을 선호한다. 보수표의 분열과 경쟁력 있는 민주당 후보의 등장이 현실화되면 한 전 대표의 원내 진입에 난관이 예상된다.

이 개혁신당 대표는 장동혁 체제의 국민의힘과는 연대할 뜻이 전혀 없는 모습이다.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 깃발만으로 승부를 건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도 닫은 상태다. 다만 세력과 후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군소정당이라는 점에서 지방선거 선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가 군소정당의 한계를 넘어설 묘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쇄신파가 당내 주도권을 쥔다면 국민의힘-개혁신당 합당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양당이 합친다면 이 대표의 2030년 대선 도전도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의원은 선거 이후 전면에 나설 수 있다.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과의 후보단일화를 거쳐 국민의힘과 합당한 안 의원은 지난 4년 동안 전당대회에 세 번 출마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중도층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당원과 보수층 지지는 상대적으로 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초 장-한(장동혁-한동훈) 갈등 과정에서 친한계를 겨냥한 쓴소리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당원과 보수층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여전한 안 의원의 중도확장성과 쇄신 이미지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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