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증권 ‘태양광펀드’ 소송 2심서 패소

2026-04-13 13:00:03 게재

법원 “손해액 미확정, 인과관계 입증 부족”

1심 배상 뒤집혀 “선급금 배상 청구 안 돼”

유진투자증권이 태양광발전소 사업과 연계된 사모펀드 부실 문제를 두고 운용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재판부는 운용사가 투자자 보호 의무를 일부 위반한 점은 인정했지만, 그 위반이 실제 손해로 이어졌는지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18-3부(진현민 부장판사)는 지난 3일 유진투자증권이 에벤투스파트너스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였던 1심 판결을 뒤집고 유진투자증권의 청구를 기각했다.

사건은 2019년 유진투자증권이 판매한 ‘태양광 발전 사업’ 관련 사모펀드(PEF)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 펀드에 기관·개인 투자자 20명이 총 30억원을 투자했고, 이 자금은 시행사인 A사가 발행한 전환사채(CB) 인수 등에 사용됐다.

그러나 투자 이후 태양광 사업 수익의 핵심 지표인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이 2019년 7만원 수준에서 2020년 4만원대로 급락했고, 일부 사업은 인허가 문제로 무산됐다. 이에 A사는 약 30억원의 손실을 보고 2020년 4월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 하지만 같은 해 8월 절차가 폐지되면서 투자금 회수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유진투자증권은 A사가 외부감사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는 등 부실이 가시화되자 투자자 구제를 위해 손실 예상액의 일부를 투자자들에게 선급금 명목으로 지급한 뒤 손해배상청구권을 양도받아 소송에 나섰다.

유진은 운용사인 에벤투스파트너스가 A사 재무상태와 투자 구조의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고, 펀드 자금 집행 과정에서 관리자 주의 의무(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설명의무 위반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그 위반이 투자금 전액 또는 주요 손실 발생의 직접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손해와 위반 행위 사이 상당한 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은) 위탁판매계약을 통해 투자신탁 수익증권을 판매한 것이어서 유진투자증권이 아닌 개별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자가 된다”라며 “피고들의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를 입게 되는 당사자는 개별 투자자들”이라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이 지급한 선급금에 대해서도 “이는 투자자들과 자발적 약정에 따른 지급일 뿐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A사 소유 부동산에 대한 경매 절차와 대주주 간 변제 합의에 따른 상환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손해가 현실적·확정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아울러 피고측의 관리·감독 책임에 대해서도 “재간접펀드 구조상 기초자산에 대한 직접 통제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결국 항소심은 손해배상액 7억7000만원을 인정한 1심과 달리 손해 발생 및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유진투자증권의 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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