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불확실성에도 경상흑자 2천억달러 넘보나
한은 “전망치 1700억달러 웃돌 것”
환율 안정세로 이어질지는 불투명
중동전쟁 장기화 우려로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지만 경상수지 흑자는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가 대규모 유입되면 환율이 안정세를 보여야 하지만 외환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국은행은 최근 경제상황 평가를 발표하고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17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에너지 수입금액이 증가하지만 반도체 수출 증가세로 흑자규모가 예상을 웃돌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까지 추세는 올해 흑자규모가 2000억달러도 웃돌 기세다. 한은이 지난 8일 발표한 ‘2026년 2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231억9000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과 2월 두달치 흑자규모만 364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3월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계속돼 경상흑자도 (2월 수준을 넘어서)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3월 경상흑자는 300억달러 안팎까지 늘어날 수도 있어 올해 1분기에만 700억달러 수준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2분기 이후 추세다. 반도체 등 수출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증가로 흑자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한은도 2분기 이후 에너지 공급망의 정상화 속도가 국제수지와 물가, 성장률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2000억달러 안팎까지 늘어나면 외화 유동성에는 긍정적이지만 환율 자체가 안정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환율이 달러당 1500원 안팎까지 치솟은 데는 전쟁의 영향도 있지만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주식 매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은 우리 주식시장에서 4월까지 478억달러를 매각해 지난해(70억달러) 연간 규모를 이미 웃돌았다. 그만큼 단기간에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환율도 급등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0일 기자설명회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커서 외화 유동성은 굉장히 풍부하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환율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해외자금 유입 △서학개미의 해외투자 자금 국내회귀 △국민연금 해외투자 감소 등의 호재도 있다면서 “환율이 빠른 속도로 올라간 만큼 이란 사태가 안정되면 빠르게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