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시각장애인 ‘대체텍스트’ 제공해야”

2026-04-13 13:00:02 게재

대법, 시각장애인 차별행위 인정

고의성 인정 안돼 위자료는 기각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꿔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화면 낭독기)’ 서비스(대체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차별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시각장애인들의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시각장애인 A씨 등이 온라인 쇼핑몰 운영사 G마켓, SSG닷컴, 롯데쇼핑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사건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12일 확정했다.

시각장애인인 원고들은 온라인 쇼핑몰 G마켓 웹사이트 등에서 상품 이미지 등에 대체 텍스트가 제공되지 않아 화면낭독기를 통해 상품 정보를 충분히 인식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같은 행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이라며 위자료 지급(3개 몰에 1인당 위자료 200만원)과 함께 차별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반면 쇼핑몰들은 상품 정보는 개별 판매자가 등록한 것이므로 플랫폼 사업자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온라인 쇼핑몰 웹사이트에서 이미지 등 텍스트가 아닌 콘텐츠에 대한 대체 텍스트 제공이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에 해당하는지 △플랫폼 사업자가 개별 판매자가 등록한 상품 정보까지 포함해 웹 접근성 보장 의무를 부담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접근성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대법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령의 문언과 입법 취지 등에 비춰볼 때 시각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보장되는 웹사이트’에 해당하려면 ‘텍스트 아닌 콘텐츠에 대해 의미나 용도를 인식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가 제공돼야 한다고 해석된다”고 판시했다. 쇼핑몰에 고의·과실이 없어 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단도 유지됐다.

이번 판결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게 웹 접근성 확보 의무를 폭넓게 인정하고,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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