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절벽’ 만난 중국 자동차…‘해외 현지화’로 돌파
정부보조금 삭감에 1~2월 내수 판매량 23% 급감
수출량은 급증…기술 혁신 등 ‘수익성 제고’ 노력
올해 초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정부의 정책 변화로 인해 급격한 하강 양상을 보였다. 신에너지차(NEV) 구매 보조금 축소와 세제 혜택 종료가 맞물리면서 내수 수요가 위축된 결과다. 이에 중국 완성차업체들은 고수익 모델 중심의 라인업 재편과 해외 현지 생산 거점 확대를 통해 실적 만회에 나서고 있다.
13일 중국 차이신글로벌은 중국자동차공업협회 통계를 인용해 올해 1~2월 중국 내수 자동차 판매량이 약 2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1%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시장 성장을 주도하던 신에너지차(NEV) 판매량은 약 110만대에 그치며 27.5%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내수 침체는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인센티브 축소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이번 판매 둔화는 2025년 한해 동안 약 410만대 이상의 차량 판매를 견인하며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정부의 ‘중고차 교체 보조금 프로그램’이 대폭 개편된 영향이 컸다.
중국 당국은 올해부터 기존의 정액제 보조금 방식을 차량 가격에 비례하는 리베이트 방식으로 전환했는데 이 과정에서 대당 평균 보조금 규모가 전년 대비 20~30%가량 줄었다. 여기에 2026년부터 신에너지차에 5%의 취득세가 새로 부과되면서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구매 비용 부담이 상승한 점이 수요 둔화의 핵심 원인으로 분석된다.
수요 위축은 주요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기차 1위 기업인 BYD는 내수 판매 부진으로 인해 상하이자동차(SAIC)에 선두 자리를 내줬으며 브랜드 판매 순위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동차업체들은 수익성 제고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니오(Nio)는 마진율이 높은 3열 대형 SUV 라인업을 확장하며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최대 50% 상향 조정했다. 테슬라는 5년 무이자 및 7년 저금리 할부 등 금융상품을 통해 구매 장벽을 낮추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의 천스화 부사무총장은 “내수 시장의 부진이 향후 한두달 정도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들이 신차를 출시하고 프로모션을 본격화함에 따라 회복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기술 혁신을 통한 정면 돌파도 눈에 띈다. BYD는 지난 3월 10%에서 97%까지 단 9분 만에 충전이 가능한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 기반의 초고속 충전 기술을 선보였다. BYD는 3월 말 기준 5000곳인 전용 고속 충전소를 연말까지 2만곳으로 대폭 확충해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처연구소의 저우리쥔 수석 분석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차량용 전자장치 분야의 혁신이 2026년의 성장을 견인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수 시장의 부진과 대조적으로 수출은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2월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48.4% 증가하며 내수 손실을 일부 상쇄했다. 주목할 점은 단순 차량 수출을 넘어 해외 현지 생산 체제로의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34만대를 수출하며 중국 최대 수출업체로 등극한 체리자동차는 유럽과 남미 등 10개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해외 매출이 이미 국내 수익을 넘어섰다. BYD 또한 태국과 브라질 공장에 이어 헝가리, 터키에 신규 시설을 건설하며 내년 해외 판매 130만대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프모터는 오는 10월 스페인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유럽 추가 진출을 검토 중이며, 지리자동차는 르노 그룹과 손잡고 브라질 공장 시설을 공유하는 ‘자산 경량화’ 전략을 통해 효율적인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