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심의’ 도시개발법 손질한다
인허가 단축 개정안 발의, 구역지정시 20일내 협의 … 심의강화와 특혜차단 조치
경기도 용인시 플랫폼시티는 2010년 사업구상안이 나왔지만 2020년 도시개발사업구역으로 지정됐다. 성남시와 경계 조정 문제, 광역교통대책 협의, 공공기여 비율 조정이 반복되면서 실제 착공까지 장기간 지연된 대표사례로 꼽힌다.
인천 검단신도시도 인허가 과정에서 택지개발사업과 민간 도시개발사업이 인접 지역에서 동시 추진되면서 법 적용 체계가 달라 충돌이 발생했다. 검단신도시 개발사업은 관련법령의 충돌과 정부-지방자치단체 조정 부족, 공공기여 불확실성, 교통·환경 심의간 재검토를 반복하는 ‘핑퐁심의’로 인허가에만 약 7년이 소요됐다. 이에 따라 입주도 수차례 밀렸다.
위례신도시처럼 여러지역이 겹쳐있는 개발구역은 막연하게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도시개발사업 허가 이후에도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이행되지 않아 2025년 기준 전체 교통사업 중 약 58.5%가 미완료 상태다.
이처럼 현행 도시개발법은 도시계획·교통·경관 등 각종 심의를 개별적으로 거쳐야 한다. 부처간 의견이 다르면 재심의를 반복하는 연쇄 지연 구조다. 이로 인해 막대한 금융비용(프로젝트 파이낸싱) 발생과 기약없는 입주 지연으로 지역 주민 피해로도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에는 도시개발사업의 첫 단추인 구역지정에 관계기관 의견제출 기한이 없다. 이 때문에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여타 기관의 묵묵부답으로 구역고시만 8개월 이상 미뤄지는 지연 사태를 겪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회에서는 관련 법률 개정작업이 시작됐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복기왕 의원이 도시개발사업 행정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도시개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도시개발구역 지정 시 관계기관 협의 기한을 20일로 하고 기한 내 미응답 시 협의가 완료된 것으로 간주한다. 부처 간 이른바 ‘서류 깔아뭉개기’ 관행을 차단해 사업 초기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통합심의위원회도 신설한다. 쪼개져 있던 교통·경관·재해 등 9개 이상 개별 심의를 위원회 한곳에서 일괄 처리한다. 심의 결과가 엇갈려 계획안을 다시 짜야 했던 악순환을 줄이고 인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하게 된다.
제재수단도 강화한다. 민간 심의위원에게도 공무원과 동일한 뇌물수수 벌칙을 적용한다. 인허가를 단번에 결정짓는 권한이 주어지는 만큼 특혜나 비리 소지를 차단해 심의의 공정성를 담보한다는 내용이다.
복 의원에 따르면 선진국형 개발사업의 경우 신속한 인허가를 위해 다부처 권한을 묶는 통합심사 제도를 안착시키고 있다. 영국은 단일 동의명령(DCO) 제도를 통해 10여종의 인허가를 통합해 평균 인허가 소요 기간을 2.5년으로 절반 이상 단축했다. 네덜란드는 26개 개별 법률을 하나로 흡수하고 기한 초과 시 자동허가(묵시적 동의)로 간주해 연간 약 5억유로의 행정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복 의원은 “무기한 행정 지연으로 인한 막대한 매몰비용과 주민고통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선국진형인 ‘원스톱 통합심의 제도’를 정착시켜 신속한 지역 균형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