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하는 보수야권…“무소속 출마” “공천 맞대응”
한동훈 부산 북갑 출마에 국힘 공천 대응 … 박민식·김민수 거론
국힘 “대구 추가 경선 불가능” “포항, 이의 기각” … 무소속 촉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야권이 분열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의힘 출신 일부 인사의 무소속 출마 선언이 임박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당이 공천한 후보를 앞세워 무소속 출마에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다. 자칫 보수표가 분산되면서 민주당에게 어부지리를 안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동훈 전 대표는 13일 SNS에서 “부산 북구 만덕에 집을 구했다”며 부산 북갑 출마를 공식화했다. 부산 북갑은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부산시장에 출마하면서 재보선이 치러지는 곳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해 우호적인 국민의힘 인사들은 “북갑은 무공천하자”고 제안하지만, 국민의힘은 “반드시 공천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한 전 대표를 꺾을 ‘저격수’로 김민수 최고위원을 거론한다. 북갑에서 재선을 지낸 박민식 전 장관도 일찌감치 표밭을 갈고 있다.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가 동시출격한다면 보수표 분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부산 북갑은 최근 세 차례 총선(20~22대)에서 전재수 의원이 3연승했다. 민주당이 3연승한 북갑에서 보수표 분산까지 현실화된다면 “북갑을 또 다시 민주당에 헌납하는 것 아니냐”는 당내 우려가 나온다.
공천 갈등이 첨예한 대구도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는 13일 ‘6인 경선 뒤 컷오프된 2인과 추가 경선 실시안’에 대해 “당헌·당규와 그동안의 공천 진행 과정에 비춰볼 때 불가능하다”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당 경선후보인 홍석준 전 의원은 자신이 6인 경선을 통해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되면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이진숙 전 방통위원장과 추가 경선을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공관위가 추가 경선안을 거부하면서 주 의원과 이 전 방통위원장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 모습이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9일 대구를 찾아 이 전 방통위원장에게 재보선 출마를 거듭 제안했지만, 이 전 방통위원장이 이를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만약 여야 후보와 야권 출신 무소속 2인이 대구시장을 놓고 경합한다면 보수표가 뿔뿔이 흩어지면서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대세론에 올라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컷오프 파동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포항도 비슷한 분위기다. 공관위는 13일 컷오프된 김병욱 전 의원이 제기한 박용선 후보에 대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김 전 의원은 최근 경찰이 박용선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자 공천 철회와 재경선을 요구하면서 당에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 김 전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관위 결정을 비판할 예정이다. 김 전 의원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은 공관위가 끝까지 재경선 요청을 수용하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역대 포항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큰 표 차로 연승을 거뒀지만, 2018년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42.4%를 얻으면서 석패한 적도 있다. 무소속 출마로 인해 판세가 영향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