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최재영 한국뉴욕주립대 응용수학통계학과

2026-04-15 11:03:35 게재

숫자 너머의 규칙을 찾아 데이터로 풀어내고 싶어요

재영씨는 어릴 적부터 하고 싶은 것도, 궁금한 것도 많았다. 영어와 중국어를 공부하고 직접 소설과 시를 쓰던 호기심은, 중학교 시절 전자기기의 작동 원리에 관심을 가지면서 AI와 첨단 기술의 기반이 되는 거대한 공학의 세계로 뻗어나갔다. 방대한 과학의 영역을 탐구할수록 재영씨의 시선은 수학으로 향했다. 서로 달라 보이는 물리 법칙과 복잡한 사회 현상을 하나로 설명해주는 공통된 언어가 ‘수학’이라는 점을 깨달은 것. 학교별 범죄 데이터를 분석해 시각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파이썬으로 물 로켓의 궤도를 예측하며 숫자 뒤에 숨겨진 규칙을 찾아갔다. 서로 다른 현상이 일정한 구조로 설명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며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도 점차 또렷해졌다.

데이터 속에 숨겨진 패턴을 읽어내는 ‘데이터 분석가’를 꿈꾸게 된 재영씨. 더 넓은 무대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성장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한국뉴욕주립대 응용수학통계학과를 선택했다.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나가고 싶다는 재영씨의 고등학교 생활을 들어봤다.

최재영

최재영

한국뉴욕주립대 응용수학통계학과(서울 경기고)

다양한 관심의 교차점, 하나의 기준

재영씨는 언어와 과학, 수학 등 다양한 관심사를 바탕으로 진로의 방향을 구체화해갔다. 세상이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하고자 여러 분야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관심의 폭도 점차 넓어졌다.

“어릴 때부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어요. 특히 중학교 때 스마트폰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는 어떻게 반도체 강국이 됐을까’라는 질문이 생겼고, 그때부터 과학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죠. 그중에서도 물리가 가장 흥미롭게 느껴져 그 원리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까지 이해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습니다.”

경기고 과학중점반에 진학한 재영씨는 자연 계열 교과를 중심으로 학습을 이어갔다.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을 이수한 뒤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까지 확장해 학습의 깊이를 더했고, <기하> <확률과 통계> <미적분>을 연계해 이수하며 개념 간 연결을 넓혀갔다.

“처음에는 반도체와 물리에 관심이 커서 과학 과목 위주로 수강했어요. 공부를 이어가다 보니 물리든 화학이든 결국 수학적 개념으로 설명된다는 걸 알게 됐죠. 서로 다른 과목을 배우는 것 같지만 안에서는 다 연결돼 있다는 점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특정 과목에 한정하기보다 여러 과목을 함께 이수하면서 공통된 원리를 이해하려고 했어요. <기하> <미적분> <확률과 통계>를 배우면서 기존에 접했던 과학 개념을 다각도로 바라보게 됐고, <논리학> <고전과 윤리> 같은 과목을 통해 사고를 정리하는 연습도 병행했어요. 과학 기술을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사회에서 어떻게 쓰이는지까지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여러 과목을 함께 공부하면서 시야가 확 트였던 것 같아요.”

예측하고 분석하며 탐구 역량 UP!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실험과 데이터 분석으로 이어가며 재영씨는 탐구를 확장해갔다. 1학년 동아리 활동에서는 물리 개념을 바탕으로 물 로켓의 궤도를 예측하고 실제 결과와 비교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학교 과학 동아리에서 물 로켓을 제작하고 발사하는 활동을 했어요. 만들기 전에 물의 양이나 발사각 같은 조건을 먼저 정해두고, 이 상태에서 얼마나 날아갈지를 파이썬으로 계산해봤죠. 그런데 실제로 발사를 해보니까 예상했던 값과는 차이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오차가 왜 생겼는지를 하나씩 따져보면서 어떤 요소가 결과에 영향을 주는지 계속 생각해봤어요. 여러 번 비교해보니 공기 저항이나 바람 같은 요소를 계산에 넣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차이가 생긴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론으로만 배웠을 때는 공식으로 이해하는 데서 끝났는데, 실제 결과와 비교해보니까 그 차이가 왜 생기는지를 훨씬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죠. 꼼꼼하게 계산하는 것만으로는 결과를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고, 현실에서는 어떤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지도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후 데이터에 대한 관심은 사회 문제를 분석하는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재영씨는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학교별 범죄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시각화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2학년 때 ‘Safer Schools’라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응 시스템을 개발했어요. 공공데이터포털에서 학교별 범죄 데이터를 수집해 항목별로 정리한 뒤, 피어슨 상관계수를 활용해 변수 간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상관계수를 적용해보니까 특정 변수들 사이에서 일정한 패턴이 드러나더라고요. 이 결과를 시각화하기 위해 파이썬으로 그래프를 나타냈는데, 데이터 전처리 과정에서 누락된 값이 많아 처리 방식에 대한 고민이 컸습니다. 여러 방식으로 데이터를 정리해보면서 결과를 비교했고,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같은 데이터라도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데이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에 더 신경을 썼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보길

재영씨는 고교 시절 쌓아온 수학과 데이터 분석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지원 전략을 구체화했다. 교과와 탐구 활동을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하는 데 집중했고, 이를 토대로 한국뉴욕주립대 응용수학통계학과에 지원했다.

“과목을 선택하거나 탐구 활동을 하면서 ‘이걸 왜 배우는지’를 계속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결국 중심에는 수학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걸 바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쪽에 더 관심이 생겼습니다. 응용수학통계학은 수학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다루고, 그걸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수학 이론을 배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고 분석하는지, 또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까지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를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영향을 줬어요. 원래도 관심이 있었지만 앞으로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가 더욱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했고, 그런 흐름 속에서 데이터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고 싶었습니다.”

재영씨는 후배들에게도 자신만의 기준을 바탕으로 탐구를 이어가길 당부했다.

“저는 흥미를 느끼는 쪽으로 계속 따라가보려고 했어요. 실제로 탐구를 해보면서 재미를 느끼는 지점이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그래서 관심이 생긴 분야가 있다면 중간에 멈추거나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탐구를 하면서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과정에서 배운 게 훨씬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제 방향도 더 분명해졌으니까요.”

취재 전지원 기자 support@naeil.com

사진 배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