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기업 불법행위 감독 강화
‘상장폐지 회피 목적’ 대응
금감원, 조사 후 엄중 제재
금융감독원이 상장폐지 회피를 위해 불공정거래와 회계부정을 일삼는 한계기업에 대해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불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엄중 제재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의 상장폐지 회피 목적의 불법행위를 집중 감시하고 엄정 대응하기 위해 조사·공시·회계부서 합동 대응체계를 가동하겠다고 20일 밝혔다.
그동안 금감원이 적발한 상장폐지 회피 사례에 따르면, 자금난으로 투자 유치가 어려워진 한 상장사 대표는 회삿돈을 횡령한 뒤 이를 지인 명의로 입금해 유상증자에 참여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외형상 자본이 확충된 것처럼 꾸며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피하려는 전형적인 ‘가장납입’ 수법이다.
재무제표를 조작해 퇴출 위기를 넘기려 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A사는 매출 미달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특수관계자와의 가공 거래로 매출을 부풀렸으며, 코스닥 상장사인 B사는 4년 연속 영업손실을 피하고자 최종 수요처도 없는 제품을 특수관계자에게 고가에 넘겨 허위 이익을 창출했다. 또한, 완전자본잠식을 감추기 위해 재고자산 증빙을 조작해 매출원가를 축소한 기업도 덜미를 잡혔다.
내부 정보를 이용해 일반 투자자에게 손실을 떠넘긴 도덕적 해이 사례도 적발됐다. 한 기업 대표는 회계 부정 혐의가 확인됐다는 사실을 공시 전 미리 파악하고, 본인과 지배 법인 계좌에 보유 중이던 주식을 전량 매도해 개인적인 손실만 피했다.
올해 1월부터 상장폐지 요건이 대폭 강화됨에 따라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의 불법행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금감원은 불법행위 엄단을 위해 조사·공시·회계 부서 간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조사 부서는 시가총액 미달 기업 등 고위험군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혐의 발견 시 즉시 조사에 착수한다.
공시 부서는 한계기업의 자금 조달 과정을 정밀 심사해 조달된 자금이 엉뚱한 곳으로 유용되지 않는지 살필 예정이다. 회계 부서는 부실 징후 기업에 대한 심사 대상을 전년 대비 30% 이상 확대해 회계부정으로 연명하는 기업을 선제적으로 가려낼 계획이다.
금감원은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 등 상장폐지 고위험군의 시세조종, 허위공시, 미공개정보 이용 등을 집중 감시하고 혐의가 발견되면 즉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특히 이들의 유상증자와 조달자금 사용 등에 대한 공시 심사를 강화하고 의심 사례가 발견되는 경우 각 부서 간 합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