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IMF엔 ‘협력 설계자’ 주문…미국과 ‘환율 안정’ 공조

2026-04-20 13:00:00 게재

IMF 총재 면담서 ‘글로벌 AI 허브’ 통한 취약국 협력지원 제안

미 재무와 회담 … “환율 과도한 변동, 바람직하지 않다” 공감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한국경제의 위상 제고와 대외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20일 재경부 관계자는 “구 부총리가 국제사회에 한국의 혁신적인 AI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한미 통화당국 간의 강력한 공조를 확인하며 요동치는 외환시장에 안정 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크리스탈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재정경제부 제공

◆IMF 수장과 회동 = 구 부총리는 17일(현지 시간)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면담을 갖고,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 타파와 인공지능(AI) 시대의 새로운 질서 구축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눴다.

구 부총리는 이날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이사국 대표 연설 등을 통해 IMF가 단순한 경제 지표의 ‘해설자’에 머물지 말고, 다자 협력을 이끄는 ‘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시점에 IMF가 글로벌 거시정책 공조의 구심점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다.

특히 구 부총리는 한국이 추진 중인 ‘글로벌 AI 허브’를 통해 저개발 국가들의 기술역량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AI 전환기에 소외될 수 있는 취약국의 AI 혁신 역량 개발에 한국이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국의 구상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며,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국의 재정상황에 대해 “한국은 충분한 재정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이어 국가부채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초과세수를 활용해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집행하는 한국의 정책 기조가 향후 안정적인 경제 운용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 재무장관 면담 = 구 부총리는 이어 워싱턴 D.C. 미 재무부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양자 면담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위기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성사,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두 장관은 최근 환율동향을 점검하고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강력한 인식을 같이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미 양국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상시 협의하고 필요시 공동 대응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구 부총리는 지난달 여야 합의로 제정된 ‘대미투자특별법’ 등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 이행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베센트 장관은 한국의 이러한 적극적인 행보에 환영 의사를 밝히며,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핵심 광물 및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미국의 주요 의제인 글로벌 성장과 불균형 문제 해결 논의에 지지를 보내며, 이를 위해 AI 교육을 통한 인적 자원 투자가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선진국이 구조개혁 솔선수범해야” = 구 부총리의 행보는 다자 회의체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는 프랑스 초청으로 참석한 G7 재무장관 회의 특별세션에서 글로벌 불균형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 불균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흑자국과 적자국 모두의 동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진 경제권이 AI 인적자본 투자와 연금 개혁 등 구조 개혁에 앞장선다면 중견·신흥국들의 동참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1.9%의 성장률을 유지하며 선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적극 홍보하며, 선제적 추경 예산을 통한 민생안정 노력을 소개해 각국 대표단의 주목을 받았다.

정부는 이번 다자 외교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외환·금융 시장의 안정을 꾀하는 한편, ‘글로벌 AI 허브’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구조 개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성홍식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