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에 상인·주민 강좌 열어 상권 활성화
도봉구에 서울평생학습 ‘배움상점’ 1호점
5월까지 시범 운영…1000여명 참여 기대
“동에서 양말목 공예를 가르치고 있는데 여기서도 체험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해서 왔어요. 틀이 있어서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서울 도봉구 창동 ‘모두 온’. 지하철 4호선 쌍문역 2번 출구와 가까운 이곳은 쌍리단길 상인회와 인근 주민들이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는 방학1동에서 활동 중인 김정옥 동 자원봉사캠프장이 ‘원정’을 왔다. 그의 도움을 받은 주민들이 가로·세로로 짜인 틀에 양말목을 넣어 몇차례 손을 움직이자 금세 컵받침이 뚝딱 완성된다. 커다랗고 화려한 가방 등 ‘미끼 작품’도 전시돼 있어 주민들 발걸음이 체험대로 이어진다. 서울 평생학습 배움상점(팝업스쿨) 1호점에서 다음달부터 선보일 체험학습 일환이다.
21일 도봉구에 따르면 서울 전역에는 인구 1만명당 평균 2개 평생교육기관이 있는데 동북권은 평균 1곳뿐이다. 도봉구는 특히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부족한 실정이다. 구는 퇴근 후나 점심시간 혹은 주말 등 유휴시간에 가까운 곳에서 학습을 원하는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실제 주민들이 꼽은 평생학습 불참 요인 1위는 직장 업무로 인한 시간 부족이 54.6%고 가까운 거리에 교육기관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22.3%다.
배움상점은 역세권 생활권 내에서 학습이 이뤄지는 새로운 평생학습 모형이다. 멀리 이동하지 않고 퇴근 후 저녁이나 주말 등을 활용해 생활권 안에서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서울시와 동북권 8개 자치구가 함께 장소 물색에 나선 가운데 도봉구가 ‘모두 온’이 1호점에 적격이라고 제안했다. 구 관계자는 “지하철역 인근 접근성이 높은 공간에서 주민과 상인들을 위한 강좌를 열면 상권 활성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그간 상인들이 쌍리단길 상권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배움상점 1호점은 이달 시범 운영에 돌입해 다음달까지 두달간 총 20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1000여명 가량 시민들을 맞을 예정이다. 주민 수요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인문 문화 생활역량 분야를 일정기간 깊이 있게 배우는 정규강좌를 비롯해 분야별 전문가를 초대한 단기강좌인 ‘명사특강’이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프로그램과 학습동아리 활동은 다음달에 본격 개설한다.
도봉구는 특히 디지털 기반 취·창업 교육과 전체 인
구 52.8%에 달하는 55세 이상을 겨냥한 ‘시니어 특화 교육’, 도봉산 북한산 등 49.8%에 달하는 녹지지역을 연계한 ‘자연친화 생활권 교육’이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주민과 상인들 기대감은 크다. ‘모두 온’ 인근에 거주하는 박혜옥(54·창1동)씨는 “식물을 좋아해서 그동안 복지관 등을 찾아다니면서 배웠는데 배움터가 집 앞으로 오니 너무 좋다”며 “무더위쉼터로 지정돼 있어 자주 책을 읽고 쉬다 가던 곳이라 더 반갑다”고 말했다. 임영모 쌍리단길 상인회장은 “경기 침체로 상인들 어려움이 큰 와중에 방문객들에게 쌍리단길을 홍보하고 상가로 발길을 유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역사 등 인문학에 관심이 있어 시간만 된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도봉구는 배움상점에 대한 홍보를 활성화해 더 많은 주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지역 특성과 시민 수요에 기반한 평생학습 공간을 통해 기반시설 불균형을 해소하고 일상 속 배움의 참여율을 높여 나가겠다”며 “우수 학습동아리 발굴과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