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기준금리 인상 4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
우에다 총재 “금리 완화적이지만 중동정세 지켜봐야”
시장예측, 4월 인상 20% 이하로 하락…6월은 76%
다음주 금융정책결정회의
일본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4월을 넘겨 상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은행은 추가 금리인상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중동정세 등 불확실성을 이유로 더 지켜보자는 흐름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월 말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와 관련한 의견을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이 자리에서 “(중동정세 악화에 따른) 충격의 지속성과 기타 경제환경을 감안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도 같은 회견에서 “지금은 상황을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변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언급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일본 재정 및 통화정책을 책임진 두 사람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이달 27~28일 열리는 일본은행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시장에서도 4월 인상보다 6월이나 7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QUICK데이터’가 발표한 익일물 금리스와프(OIS)시장 동향을 반영한 예상치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4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20%를 밑돌았다. 이는 지난 10일(57%) 예상치에 비해 큰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시장에서도 이번달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는 양상이다.
마쓰오 유스케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동정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서두르는 분위기는 없다”며 “4월 회의에서 인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이미 4월 이후로 이동하고 있다. QUICK데이터는 일본은행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76%, 7월 가능성은 106%로 예상했다. 일본은행이 빠르면 6월, 늦어도 7월에는 정책금리를 현행 연 0.75%에서 1.00%로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쓰오 이코노미스트는 “우에다 총재의 발언에서 향후 금리인상 기대가 꺾이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가 느껴졌다”며 “일본은행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 반영됐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우에다 총재는 16일 회견에서 “일본은 물가 변동을 고려한 실질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금융 여건이 매우 완화적”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늦어질 경우 물가 대응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시도 도모아키 노무라증권 선임전략가는 “4월 금리인상이 안되면 엔화 약세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며 “일본은행이 향후 더 높은 수준까지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은행은 최근 자국 중립금리 수준을 1.1~2.5%로 추정했다. 중립금리는 경기와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적정 균형성장에 이르는데 적합한 금리 수준이다. 일본은행의 이번 중립금리 추정은 2024년 발표한 추계치에 비해 상한은 그대로지만 하한이 0.1%p 상향된 수치다.
일본은행은 또 경제의 수요와 공급 차이를 보여주는 ‘수급 갭’도 재추산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0년 2분기부터 5년 반에 걸쳐 수요가 부족한 상태였다는 입장에서 2022년 1분기 이후 수요초과의 플러스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상정한 것 이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이러한 추계치 변경이 금리인상 명분을 확대하려는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