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한 줄여 여드름약 공급…“7억 반환”
원진메디팜, 심플스틱 상대 부당이득반환 승소
3년기한 제품 계약했는데 2년기한 제품 공급
여드름 치료제 사용기한이 당초 3년에서 2년으로 변경된 것을 둘러싸고 벌어진 분쟁에서 법원이 계약 전제 자체가 흔들렸다고 보고 이미 지급된 7억원대 금액의 반환을 인정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남인수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의약품 위수탁기업 ‘원진메디팜’이 화장품·뷰티기업 ‘심플스틱’을 상대로 제기한 7억원대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심플스틱이 원진메디팜에 총 7억75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하고, 심플스틱의 반소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양측은 2024년 3월 14일 여드름 치료제 A의 공급 및 유통을 전제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원진메디팜은 같은 달 18일 심플스틱에 계약보증금 5억원을 지급했다. 이어 6월 13일 제품 5000개를 발주하고 선급금으로 2억750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원진메디팜은 같은 해 10월 심플스틱에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통보했다. 계약을 맺을 당시 해당 제품은 사용기한 3년으로 생산되고 있었지만 원진메디팜이 공급 받을 때엔 기한이 2년으로 줄었기 때문이었다.
원진측은 “그 과정에서 아무런 고지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계약금과 선급금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심플스틱은 “다른 기업에게도 2년 기한 제품을 판매한다”며 이미 공급한 제품에 대한 잔금을 요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양측이 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사건 제품이 사용기한 3년을 전제로 유통·판매될 것으로 예정돼 있었다고 봤다. 그런데 이후 실제 제품의 사용기한이 2년으로 바뀌면서 사정이 달라졌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용기한 변경은 단순한 조건 수정이 아니라, 제품 유통과 판매 가능 기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계약의 핵심 전제 변화에 해당한다”며 “심플스틱은 지급받은 계약보증금 5억원과 개별계약 관련 금원 2억750만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반면 심플스틱이 제기한 3억4675만원 규모의 반소 청구에 대해서는 “계약 관계가 유지된다는 전제 자체가 인정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플스틱은 이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