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풀리기’ 에이올코리아 전 대표 배상 책임
“투자사에 12억원 배상” … ‘진술 및 보장 의무’ 위반
투자 유치 과정에서 허위 재무제표 제공으로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는 환기시스템 개발 기업 ‘에이올코리아’의 전 대표가 투자사들에 10억원대의 손해를 배상하게 됐다. 법원은 백 모 전 대표가 투자계약상 명시된 ‘재무제표 진실성’ 보장 의무를 저버렸다고 판단해 1심 배상명령을 그대로 유지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14-1부(남양우 고법판사)는 지난 9일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등 4개 투자자가 에이올코리아 전 대표 백 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백씨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인정된 손해배상 책임도 그대로 유지됐다.
앞서 지난해 7월 1심은 케이넷측에 1억원, A 투자사에 4억2000만원, B 투자사에 1억7000만원, C 투자조합에 6억원 등 총 12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명령한 바 있다.
사건의 발단은 에이올코리아가 2021년쯤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체결한 투자계약에서 시작됐다. 백씨는 당시 투자 유치를 진행했고, 투자자들은 2021년 6월부터 9월 사이 상환전환우선주(RCPS) 인수 방식으로 수십억원 규모의 투자를 각각 집행했다.
그러나 이후 외부감사에서 회사 매출 상당 부분이 실제 거래 없이 계상된 가공매출로 확인됐다. 수정 전 2020년 매출 약 63억원은 수정 후 약 8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법원은 이를 허위로 작성된 재무제표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투자계약상 ‘진술 및 보장’ 조항 위반을 인정했다. 계약에는 재무제표가 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기준에 따라 작성돼 회사의 재무상태를 충실히 반영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는데, 가공매출이 반영된 이상 해당 보증이 사실과 다르다고 본 것이다.
백씨측은 재판에서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2심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백씨)는 회사 재무 상태를 정확히 고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해 투자자들이 왜곡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며 “이는 투자계약상 핵심 의무 위반에 해당하므로 그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투자자 책임도 함께 고려했다. 재판부는 “가공매출 사실을 알았다면 투자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투자 결정이 전적으로 재무제표에만 의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