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개업 변호사, 회계사보다 1.7배 많다”

2026-04-21 12:55:58 게재

변리사 7배·세무사 2배

법조시장 ‘공급과잉 심각’

개업 변호사 수가 공인회계사보다 1.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리사와 비교하면 7배, 세무사보다도 2배 수준으로, 법조 시장의 공급 과잉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정욱)는 21일 공개한 자료에서 2026년 기준 개업 변호사 수가 3만2168명으로, 회계사(1만9059명)보다 약 1.7배 많다고 밝혔다. 변리사(4861명)와 비교하면 7배, 세무사(1만6573명)보다도 2배 많은 수준이다.

등록 기준으로도 변호사 수는 3만8235명으로, 변리사·법무사·세무사 등 다른 전문자격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격 취득자 대비 개업 비율이 84.1%로, 회계사(67.7%), 변리사(43%)보다 높아 실제 시장 진입 밀도도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변협은 “대부분 자격 취득자가 실제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 강도가 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건수는 2008년 6.97건에서 2022년 1.05건으로 급감했고, 최근에는 1건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와 비교해도 과잉 공급 구조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인구 대비 신규 변호사 배출 규모는 일본보다 4~6배 많은 수준이며, 법률시장 규모는 일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데도 신규 배출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쿨 도입 당시 교육부는 연간 약 1440명 수준의 신규 변호사 배출과 2021년경 변호사 1인당 인구 1482명 수준(OECD 주요국 평균)을 목표로 설정했다. 그러나 이후 합격자 수가 연 1700명 이상으로 유지되면서 현재 변호사 1인당 인구는 1350명 수준으로 낮아져 당시 목표치를 넘어선 상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과 인구 감소까지 겹치며 법조시장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변협은 “2030년에는 전문직 업무의 70~80%가 자동화될 수 있다”며 “수요 감소와 기술 대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변호사 과잉 배출이 지속될 경우 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욱 회장은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500명 이하로 조정해야 한다”며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정원 감축과 결원보충제 폐지, 로스쿨 구조조정 등 제도 개편 논의를 위한 협의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멸 위기에 놓인 변호사 시장을 지속 가능한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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