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도서관

책과 함께 인공지능으로 읽고 만들고 놀다

2026-04-23 13:00:01 게재

우면도서관, 체험형 AI 서비스 호평 … AI 실감서재·바둑 두는 로봇 인기 높아

서울 서초구 우면도서관은 ‘인공지능(AI) 특화 도서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단순한 열람 공간을 넘어 체험과 창작이 결합된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세대 이용자 참여를 끌어내며 새로운 도서관 모델을 제시한다.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AI 실감서재’다. 이곳에서는 이용자가 책을 읽은 뒤 간단한 그림을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텍스트로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이를 바탕으로 그림이나 시를 생성하게 된다. 완성된 작품은 벽면의 대형 LED 터치스크린 3개면을 활용한 AI 디지털 갤러리에 전시된다. 이용자는 자신의 결과물을 정보무늬(QR코드)로 저장할 수 있고 다른 이용자의 작품을 둘러보며 즐길 수 있다. 또한 누리소통망(SNS)을 이용하듯 마음에 드는 작품에 ‘좋아요’를 남길 수도 있다. 단순한 독후 활동을 넘어 창작과 공유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우면도서관 AI 갤러리 사진 이의종

◆이용자 참여형 AI 서비스 풍성 = 실감서재는 ‘AI 디지털 갤러리’, 개인 독서 이력을 시각화한 ‘책의 여정’, AI가 동화를 읽어주는 ‘AI 휴먼’ 등 3가지 콘텐츠로 구성된다. 책의 여정의 경우, 이용자들이 지금까지 우면도서관에서 읽은 책의 표지와 정보를 갤러리 화면을 통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화면에 AI 휴먼이 출연해 동화를 읽어주는 AI 휴먼 콘텐츠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공민영 우면도서관 분관장은 “독서 경험을 기술과 결합해 이용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자료실로 이동하면 보다 직관적인 AI 체험이 이어진다. ‘드림리딩’은 책을 인식하면 다국어 음성과 영상이 함께 제공되는 서비스로,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로 책을 읽어준다. 한국어 책인데 화면에는 자동으로 번역된 다국어가 제시된다. 이용자는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영상을 통해 ‘보면서 듣는’ 방식으로 독서를 경험한다.

AI 기반 놀이형 서비스도 다양하다. 초등학교 3학년생부터 중학교 1학년생까지 이용할 수 있는 웹툰놀이존에는 AI 바둑 로봇이 설치돼 있어 이용자와 대국이 가능하다. 로봇은 오목과 바둑을 자유롭게 둘 수 있다. 학생들 대상이지만 성인 이용자들의 관심도 높다. 우면도서관 관계자는 “아이들이 많이 이용하지만 개관 초기에는 아버지들이 더 좋아했다”고 말했다.

‘책 읽어주는 로봇’ 루카도 눈길을 끈다. 약 800권의 전용 도서를 기반으로 로봇이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로 6대를 운영하고 있다. 우면도서관 관계자는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선택하고 기계와 상호작용하며 독서에 흥미를 느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기 공간은 ‘디지털 아쿠아리움’이다. 이용자는 독서 활동이나 출석 확인을 통해 점수를 쌓고 이를 활용해 자신만의 물고기 캐릭터를 꾸밀 수 있다. 우면도서관은 이용자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아쿠아리움 꾸미기 대회’를 개최해 자신의 캐릭터를 창작하고, 주민이 투표해 선정된 해당 캐릭터를 실제 인형으로 제작해 제공하기도 했다.

이같은 다양한 AI 서비스는 단순 체험을 넘어 ‘참여형 콘텐츠’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우면도서관 관계자는 “아이들이 별도의 설명이 없어도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생각보다 이용자 참여가 매우 활발하다”고 밝혔다.

◆디지털 격차 해소에도 앞장 = 우면도서관이 AI 특화 전략을 선택한 배경에는 지역적 특성이 있다. 양재·우면 일대가 AI 산업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고, 주민들의 디지털 수요 역시 높다는 점을 반영했다. 우면도서관 관계자는 “이 지역에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개관 단계부터 AI 특화 도서관으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개관 이후 반응도 빠르게 나타났다. 개관 100일 만에 방문객 약 3만명, 대출 2만권을 기록하며 지역 문화 기반시설로 자리 잡았다.

AI 서비스는 프로그램으로도 확장된다. 5월부터 ‘내일을 여는 AI 플랫폼’ 사업이 본격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은 자연 탐방과 독서를 결합한 뒤 AI 도구를 활용해 그림책 영상 이모티콘 등을 제작하는 융합형 프로젝트다. 결과물은 전시를 통해 지역사회와 공유된다.

우면도서관은 디지털 격차 해소에도 나선다. ‘디지털 멘토단(U-Mate)’은 주민이 직접 참여해 지식정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초교육부터 프로젝트 기획까지 참여형 구조로 운영되며 지역 기관과 연계한 ‘찾아가는 교육’ 방식이 추진된다.

공 분관장은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와 더불어 주민 참여를 통해 지역의 디지털 역량을 함께 키우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도서관이 생활밀착형 지식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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