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금 어디에 쓰일까…‘국민 재정문해력’ 높인다
기획예산처 ‘국민 재정교육 강화방안’
“건전재정 위한 국민적 공감대 확산”
정부가 국민이 낸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정확히 알리고, 국가 재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 사업을 강화한다. 복합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재정 건전성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재정 운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민주적 재정 통제의 기반을 닦겠다는 취지다.
기획예산처는 23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대국민 재정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국가 예산 규모가 커지고 재정구조가 복잡해지면서 발생하는 국민들의 ‘재정정보 소외’ 현상을 해소하고, 재정 데이터에 대한 문해력(Literacy)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우선 국가재정정보공개시스템인 ‘열린재정(openfiscaldata.go.kr)’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로 가공해 보급하기로 했다. 그동안 전문가나 연구자 위주로 활용되던 재정 정보를 카드뉴스나 인포그래픽, 숏폼 영상 등 친숙한 형태로 제작해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민들이 직접 자신의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의 성과를 확인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참여형 플랫폼’ 기능을 강화한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재정교육의 핵심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재정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대상별 특성을 고려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커리큘럼’도 도입된다. 미래의 납세자인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는 교과과정과 연계한 재정교육 교재를 개발하고, 웹툰이나 퀴즈 게임 등을 통해 국가 예산의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학생과 청년층에게는 재정정책이 일자리, 주거 등 자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온·오프라인 강좌를 제공한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서툰 고령층을 위해서는 전국의 복지관이나 지자체 커뮤니티 센터를 활용해 전문가가 직접 찾아가는 대면 교육을 실시, 재정 정보의 격차를 줄여나갈 예정이다.
정부가 이처럼 재정 교육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국가 재정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중동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재정여력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고 미래성장동력에 투자하는 ‘지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직접 설득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기획예산처는 이번 교육을 통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기 의식을 공유하고, 인공지능(AI) 대전환이나 에너지 전환 등 국가적 과제에 재정이 우선 투입돼야 하는 당위성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나윤정 재정협력총괄과장은 “국민의 재정 문해력이 높아지면 예산 낭비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더욱 합리적인 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