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유치’서 ‘국가전략’으로
법무부, 이민정책 토론
유입 기준 등 재설계
법무부가 근로자 유치 위주에서 우수 외국인력 유입과 정착을 위한 국가전략으로 외국인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법무부와 서울대학교는 22일 오후 2시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출입국·이민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법무부는 지난 3월 이민정책이 중장기 국가전략 차원으로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저출생·고령화 구조 심화와 산업·기술 환경 변화 속에서 이민정책이 기존의 저숙련·저임금 외국인근로자 유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당시 이민정책 미래전략으로 첨단 과학기술 분야 등에서 우수한 외국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영주·귀화 패스트트랙 적용 대학을 확대하는 방안과 비자체계 개편 등이 발표됐다. 또 외국인 노동자들의 적정한 임금 설정 필요성과 반이민 정서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도 논의되기도 했다.
그 후속으로 이번 토론회에서는 크게 ‘외국인 유입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와 ‘유입된 외국인을 어떻게 정착 및 통합할 것인가’를 주제로 두 세션이 구성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김민경 법무부 외국인정보빅데이터 팀장이 ‘외국인 유입 규모 및 임금 기준의 과학적 설계’를 주제로, 이향숙 법무부 체류관리과장이 ‘해외 인재 확보를 위한 비자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법무부 강영우 이민통합과장이 ‘외국인 정착지원 및 사회통합정책 고도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이재형 법무부 외국인정책과장이 ‘출입국·이민정책 전담조직 설치 및 인프라 구축’을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각 세션 후 서울대에 기반을 두고 있는 외국인 교수와 연구원, 석사과정생도 토론에 참여했다.
발표에서 법무부는 새로운 이민정책이 ‘국민과 이민자가 함께 성장하는 포용 기반의 이민정책’이라 요약했다. 외국인을 “얼마나 받을 것인가”의 문제를 넘어 “어떤 외국인을 왜 유치하고, 어떻게 정착시키며, 국민과 어떤 관계 속에서 함께 살아갈 것인가”라는 국가전략의 문제로 재정의했다.
경제 측면에서는 성장과 지역발전, 사회 측면에서는 포용과 통합, 제도 측면에서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관리체계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구상이다.
토론에서는 외국인 유입 규모와 기준은 단순한 인력 부족 보완이 아니라 산업별·지역별 수요와 임금 수준을 반영해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제시됐다. 해외 우수인재 확보를 위한 비자정책도 단순 입국 허가에 머물지 않고 체류 안정성과 정주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사회통합 정책은 초기 적응 지원 수준을 넘어 장기체류자와 이민 2세까지 포괄하는 정착 모델로 고도화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출입국·이민정책 전담조직과 데이터 기반 추진체계 구축도 필요하다는 점이 함께 강조됐다.
이번 토론회는 법무부가 제시한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의 방향을 다시 확인하고, 이를 보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을 드러낸 자리였다. 특히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는 객관적 기준에 따른 정책 설계, 국민 공감대 형성, 범정부 협업체계 구축 등이 핵심 세부과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이번 토론회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우리나라의 출입국·이민정책 발전에 밑거름이 되는 뜻깊은 자리”라며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추진을 통해 국가와 민생경제에 기여할 수 있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