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침해소송서 가짜판례 제시했다 ‘들통’

2026-04-23 13:00:02 게재

피고측 대리인 ‘상표적 사용’ 허위 판례 제출

재판부·원고측 “존재 않는 판례, 출처 밝히라”

상표권침해 민사소송 1심에서 피고측 법률대리인이 가짜 판례를 제시했다 들통나 재판부의 질타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2부(이현석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병원개원 지원 서비스기업 ‘BBG네트웍스’가 청주 모 피부과의원 원장 전 모씨에게 제기한 상표권침해금지 청구소송에서 피고측 법률대리인 A씨가 서면제출한 판례가 존재하지 않는 허위임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석명을 구했다.

앞서 BBG네트웍스는 전씨가 가맹계약 종료 이후에도 온라인카페나 블로그 등에서 자사의 상표 등을 계속 사용하자 이를 금지해달라며 소를 제기했다. 전씨 대리인 A씨는 ‘상표적 사용’과 관련해 자신에 유리한 판례를 제시했다가 들통났다.

상표적 사용은 상표법상 ‘사용’이 성립하면서도, 그 사용이 상품의 출처(식별) 표시로서 기능하는지 여부를 가르는 개념이다. 즉 상표를 단순히 언급·설명하는 수준이면 상표적 사용이 아니고, 소비자가 출처를 오인할 우려가 있으면 상표적 사용으로 보아 침해 판단에 들어갈 수 있다.

원고측 대리인은 “피고는 가맹계약 끝났음에도 제품을 계속 사용하고 있어 부정경쟁행위, 가맹법 위반 등을 저질렀다”며 “피고 제출 서면을 보면 판례가 나오는데, 상표적으로 사용한 게 아니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존재하지 않는 판례로 출처에 대한 석명을 구한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도 “확인해보니 그같은 판례는 없다”며 “이전에 하급심 판결이 없는데 있는 것처럼 제출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을 허위로 제출한 일은 처음”이라며 “변협 차원에서 없는 판례 제출하면 징계한다거나 하는 조치가 있나”고 물었다.

이에 대해 원고측 대리인은 “그럴 방침이라는 기사는 나온 적 있는데, 아직 징계가 이뤄진 적은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변호인 A씨는 “판례 출처를 확인해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22일 오후 “일반적으로 허위 판결이 제출된 경우 재판부가 서면진술을 제한하거나 판결서에 허위 판결을 인용하였음을 적시하는 방안이 있다”며 “해당 재판부가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재판진행과 관련된 사항이라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재판부가 변협에 징계를 요청했는지 여부는 현재까지는 확인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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