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 통상임금 증가분, 한국공항공사 부담”

2026-04-23 13:00:02 게재

원가 따라 용역 체결 … 법원 “원가계산 잘못, 비용 증가”

“노무비 증가 계약금 조정 사유, 형평상 발주처 부담 타당”

용역계약 체결 이후 통상임금 소송으로 인건비가 늘어난 경우, 그 증가분을 발주기관이 부담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발주기관이 제시한 원가 기준에 따라 계약이 체결된 이상, 사후적으로 발생한 노무비 증가도 계약금액 조정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60부(김대웅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건국이엔아이가 한국공항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용역비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건국이엔아이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공항공사와 계약을 맺고 A·B공항의 소방대 운영 및 소방구조 업무 등을 수행했다. 당시 공항공사는 자체 원가계산서를 통해 노무비 산정 기준을 제시했고, 건국이엔아이는 이를 바탕으로 산출내역서를 작성해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용역 종료 무렵에 건국이엔아이 소속 노동자 일부가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법원은 식대와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휴게시간 일부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건국이엔아이는 노동자들에게 총 12억1400만원의 추가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했다.

그러자 건국이엔아이는 “노무비 증액은 용역계약 일반조건상 ‘계약내용의 변경’에 해당하므로 공항공사가 이를 보전해야 한다”고 소송을 냈다. 반면 공항공사는 “해당 계약은 총액계약으로, 산출내역서는 업체가 자율적으로 작성한 참고 자료일 뿐”이라고 맞섰다.

해당 소송은 2022년 시작돼 지난해 11월 대법원을 거쳐 다시 서울고법으로 환송됐다.

서울고법은 건국이엔아이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통상임금 소송 확정으로 인해 근로자에게 추가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게 된 것은 산출내역서상 노무비 변동에 해당한다”며 “이는 용역계약 일반조건에서 정한 계약금액 조정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건국이엔아이는 공항공사가 제시한 원가계산 기준에 따라 노무비를 산정할 수밖에 없었고, 그 기준이 사후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 증가한 비용은 공사가 부담하는 것이 공평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연손해금 발생 시점에 대해서는 건국이엔아이 청구 중 일부만 인정했다.

판결 직후 공항공사는 법원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공항공사는 “판결 결과에 이견이 없다”며 “판결에 따라 원금과 지연이자를 포함해 14억7600만원을 4월 중으로 조속히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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