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조원 K패션시장, 성장 멈추고 재편기 진입”
소비변화·초경쟁탓 0.8%↑ 플랫폼·AI 중심 구조 대전환 테크기업 협업·인수 불가피
국내 패션·의류 산업이 고성장 국면을 지나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성장을 멈추고 산업전반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얘기다. 패션시장에도 디지털전환 바람이 거세질 모양새다.
삼정KPMG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국내 패션·의류 산업 비즈니스 트렌드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패션시장이 성장둔화와 함께 소비구조변화 비용증가 경쟁심화 등 복합요인으로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패션·의류 소매판매액은 86조1591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1년 4분기 19.8%에 달했던 성장률은 2025년 2분기 -2.8%로 역성장할 정도로 시장둔화 흐름은 뚜렷하다. 주요 패션기업도 최근 3년간 성장률이 정체하거나 감소세를 보이며 산업 전반 성장둔화가 가시화하고 있다. 사실상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여행·레저·공연 등 경험 중심 지출을 늘리면서 패션소비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면서 “이상기후에 따른 계절 수요 변화와 인건비상승, 고환율에 따른 비용부담 증가 등이 기업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가격과 가치를 동시에 고려하는 ‘선별적 소비’ 성향을 강화하는 한편 K콘텐츠 확산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패션시장은 글로벌로 확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주요 패션 기업들이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에 방점을 두고 경영전략 전반을 수정하고 있는 이유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과 브랜드를 정리해 비용 구조를 효율화하고 재무적 여력을 확보하는 한편 성장성이 높은 핵심 브랜드에 대한 투자와 육성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패션 기업 약진으로 경쟁구도 재편에 변수가 생겼다. 쉬인, 테무 등 C커머스 기반 기업이 데이터 중심 초고속 생산 체계를 통해 가격과 속도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저가시장에서 경쟁 심화와 함께 브랜드 차별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반해 국내 패션기업은 K컬처 확산을 기반으로 글로벌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를 비롯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아무드’ 메디쿼터스 ‘누구’ 등 주요 패션 플랫폼이 K패션 브랜드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런 점을 종합할 때 국내 패션·의류 산업 트렌드를 경쟁 구도 재편, 시장확장, 라이프스타일 변화 대응, 운영 효율성 강화 등 4가지 전략 축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며 “이 4가지 전략에 기반한 기업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당장엔 K콘텐츠 기반 인지도를 활용해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글로벌 플랫폼을 수출채널로 적극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
삼성KPM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을 기획·생산·물류·수요예측·재고관리 등 전 과정에 적용해 수익구조도 개선해야 한다”며 “특히 기술 역량 내재화를 위해 테크기업과 협업 또는 테크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