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생태계 혁신…‘글로컬·개방형’ 스타트업 대전환 승부수

2026-04-24 13:00:06 게재

혁신 로컬기업·골목상권 세계적 스타트업 성장하도록 파격지원

관계부처 합동 ‘국가창업시대 스타트업 열풍 조성방안’ 확정

“정부 주도 육성정책, ‘지역간 나눠먹기’ 변질 가능성” 우려도

정부가 발표한 ‘국가창업시대 스타트업 열풍 조성방안’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청사진을 담고 있다.

정부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창업시대 스타트업 열풍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현실성 부족으로 자칫 ‘장밋빛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정부 주도의 상권 개입과 부처 간 협업 문제가 실효성을 가늠할 핵심변수라는 지적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왼쪽)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국가창업시대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골목상권·스타트업 키워 세계로 = 이번 대책의 핵심 축 중 하나는 ‘모두의 지역상권 추진전략’이다. 그동안 소상공인 중심의 생계형에 머물렀던 지역 상권을 혁신적인 ‘로컬 브랜드’의 산실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부터 전국의 혁신 로컬기업을 전수 발굴한다. 단순히 가게를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의 특색을 살린 고부가가치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기업이 대상이다. 이들에게는 시장성을 기반으로 한 투·융자 복합 성장자금이 지원된다.

지역에서 검증된 우수기업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글로컬 기업 육성 프로그램’이 신설된다. 글로컬은 ‘로컬(Local)’과 ‘글로벌(Global)’을 결합한 개념이다. 지역의 자산이 곧 세계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브랜딩부터 판로개척까지 정부가 전 과정을 지원한다.

로컬기업 집적지를 매력적인 골목상권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로컬창업 공간’을 대대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상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골목상권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며, 상가 관리비 내역 제공을 의무화하는 등 투명한 영업 환경 조성에도 나선다.

◆규제·금융 패키지 혁신 추진 = 정부는 창업가들이 느끼는 가장 큰 장벽인 ‘규제’와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과감한 대책을 내놨다.

올해 하반기부터 ‘메가특구’ 내 창업기업에는 기존의 규제 샌드박스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규제특례가 부여된다. 특정 지역 내에서는 신산업 관련 규제를 대폭 면제해 줌으로써 마음껏 실험하고 성장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제공한다.

개별 지자체 단위로 운영되던 규제자유특구를 ‘광역연계형’으로 고도화한다. 인접 지역 간의 기술과 인프라를 공유하며 ‘덩어리 규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금융 생태계 혁신도 추진한다. 실패가 자산이 되는 문화를 위해 재도전 창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 문턱을 낮춘다. 또 민간 자본이 스타트업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금융 혁신 과제들을 추진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 스타트업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개방형 환경을 구축한다.

◆정부 주도 로컬기업 육성 딜레마 = 이번 대책의 핵심인 ‘모두의 지역상권 추진전략’은 혁신 로컬기업을 발굴하고 이들 집적지를 골목상권으로 육성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하지만 거꾸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지원으로 특정 골목상권이 활성화될 경우 임대료가 급등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골목상권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과 맞물려 실효성 있는 임대료 통제장치를 마련할 수 있느냐가 정책성공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규제 혁신 분야에서 제시된 ‘메가특구 규제특례’와 ‘광역연계형 규제자유특구’ 도입 역시 정책 정합성 측면에서 정책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역 지자체 간 연계를 통해 덩어리 규제를 해소하겠다는 전략은 이론적으로 타당하다. 하지만 실제 인프라 투자나 성과 배분 과정에서 지자체 간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 과거사례를 볼 때, 전략적 집중보다는 지역 안배 차원의 ‘나눠먹기식’ 예산 배분으로 흐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특구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부가 발표한 국가창업시대의 비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판을 깔고 주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제도적 기반을 닦는 조력자 역할에 머물고 민간의 창의적 스타트업들이 주도할 수 있는 자생적 생태계를 보장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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