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힘’ GDI 증가 38년 전 ‘3저호황’ 소환
1분기 국내총소득 7.5% 증가, 1년 전보다 12.3%↑
반도체 수출가격 올라 외국과 거래서 구매력 증가
“기업실적·임금·법인세 증가 긍정적 선순환 기대”
반도체가 한국경제를 38년 전 ‘3저 호황’ 당시를 소환했다.
반도체 수출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외거래에서 실질구매력이 증가하고, 기업실적 개선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각종 거시경제 지표에서 깜짝 성장을 보였다. 특히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지난해 4분기 대비 7.5%나 성장해 1988년 1분기(8.0%) 이후 38년 만에 가장 큰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 대비로도 12.3%나 늘었다.
1분기 실질GDI 증가율은 실질GDP(1.7%)를 크게 웃돈다. 두 지표는 매 분기 일정한 차이를 보였지만 이번처럼 큰 격차는 이례적이다. 최근 두 지표는 1%p 이내의 미세한 차이만 보였고, 지난해 4분기(1.8%p)부터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작년 하반기 이후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질GDI는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물건(GDP)으로 외국과 무역하면서 교환되는 상품간의 상대적인 가격 변화에 따른 구매력(GDI)의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환율변동에 따른 요인도 있지만 수입과 수출로 효과가 상쇄되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실질GDI가 실질GDP를 크게 상회한 데는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이 큰폭으로 상승하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된 것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D램 수출 가격은 전년도 동기 대비 167.4%, 플래시메모리는 189.0% 급등했다. 전달에 비해서도 각각 21.8%, 28.2% 상승하는 등 반도체 수출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수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대외교역조건도 좋아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2.8% 상승했다. 수출가격(23.4%)이 수입가격(0.5%)보다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편 실질GDI가 늘어나는 데 따른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이 국장은 “기업의 수출 가격이 오르면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설비투자를 자극할 수 있고, 임금과 법인세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