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크루즈선 한타바이러스, 사람 간 전파 의심”

2026-05-06 13:00:02 게재

“선내에서 쥐 발견 안돼”

대서양을 항해하던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가 5일(현지시간)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리아 반 케르크호베 WHO 전염병 대응 국장은 5일(현지시간) 이날 최초 환자가 크루즈선에 탑승하기 전에 이미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매우 밀접한 접촉자들 사이에서 사람 간 전파가 있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크루즈선에서 쥐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타바이러스는 주로 쥐 등 설치류의 배설물과 타액 등에 노출돼 전염되는 감염병이지만, 드물게는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다. 보통 바이러스를 보유한 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공기 중에 섞인 미세한 입자를 사람이 호흡기로 들이마실 때 가장 많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HO에 따르면, 현재 서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 영해에 있는 네덜란드 선적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확진 사례는 2건, 감염 의심 사례는 총 5건이다. 이 가운데 3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2명은 각각 70세, 69세의 네덜란드 부부, 나머지 1명은 독일 국적자다.

크루즈선에서 내리지 못하고 있는 약 150명의 나머지 승객들이 언제, 어디서 하선할지는 불분명하다. 카보베르데 정부는 공중 보건에 대한 우려로 이 배의 자국 입항을 허가하지 않고 의료진을 배에 승선시켜 환자들을 돌봐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당초 WHO는 MV 혼디우스를 수용해 역학 조사와 선박 소속 등을 하는 방안을 스페인과 협의했다며 이 배가 대서양의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로 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스페인 보건부는 카보베르데에서 모든 환자가 이송된다면 새로운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는 한 선박이 카나리아 제도에 기항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나리아 제도는 카보베르데에서 뱃길로 약 3일 걸린다.

카나리아 제도 당국은 해당 선박이 운영사가 있는 네덜란드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며 크루즈선 수용에 난색을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네덜란드 외교부는 카보 베르데에서 승선 환자 3명을 이송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크루즈 운영사인 네덜란드 오션와이드 익스페디션스도 환자 이송을 위해 특수 의료 항공기 두 대가 카보베르데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보베르데 당국 역시 선내에 머물고 있는 환자 3명이 응급 항공기 2대 편으로 수 시간 내에 이송될 것이라고 밝혀 크루즈선에 사실상 갇혀 있는 환자들이 곧 배를 빠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MV 혼디우스는 주로 영국, 미국, 스페인 승객들을 태우고 3월 말 출발한 호화 크루즈선으로, 객실 당 요금은 최대 2만2000유로(약 3700만원)에 이른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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