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IPO 앞두고 사업 분사 논의

2026-05-06 13:00:01 게재

로봇·AI기기 별도 운용 비핵심 사업 정리 압박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로널드 V. 델럼스 연방청사에 도착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오픈AI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로봇과 개인용 AI 기기 사업을 분사하는 방안을 지난해 말 논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검토한 이 구상은 두 사업 부문이 핵심 사업의 재무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으면서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였다.

분사안에 따르면 로봇과 개인용 AI 기기는 외부 자금을 별도로 유치하고, 오픈AI 본사와 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방향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채택되지 않았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오픈AI가 신설 법인들을 회계상 연결 재무제표에 계속 반영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이번 논의는 오픈AI가 IPO를 향해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올트먼은 그동안 챗GPT를 넘어선 야심 찬 프로젝트를 잇따라 승인하며 연구와 제품 개발의 기준을 높여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매출 확대에 직접 기여하지 못하는 이른바 사이드 퀘스트(비핵심 프로젝트)를 줄여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오픈AI는 현재 더 많은 개발자와 기업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슈퍼앱 구축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경쟁사 앤스로픽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만회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회사는 최근 내부 사용자 수와 매출 목표 일부를 달성하지 못했다. 다만 새 AI 모델 출시 이후 성장세가 다시 빨라졌다는 입장이다. 핵심 제품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동영상 생성 도구 소라의 운영도 축소했다.

관계자들은 오픈AI가 향후 사업 부문 분사 구상을 다시 꺼낼 수 있다고 했다. 이 경우 2015년 구글이 도입한 알파벳식 지주회사 구조와 비슷한 형태가 될 수 있다.

알파벳은 검색, 유튜브, 클라우드 등 현금 창출력이 큰 핵심 사업과 웨이모, 베릴리 같은 장기 투자 사업을 재무제표에서 구분해 보여준다. 투자자들이 핵심 사업의 수익성과 미래 투자 부문의 손실 규모를 따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도 비슷한 방식으로 투자자에게 사업별 투명성을 제공해 왔다. 메타는 메타버스 부문에서 발생한 수백억달러 손실을 별도로 공개해 왔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사업과 링크드인 등의 실적을 재무제표 안에서 나눠 제시한다.

오픈AI의 로봇과 개인용 AI 기기 사업은 회사 내 다른 조직과 별도로 움직이며 올트먼에게 직접 보고한다. 관련 업무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고, 일부 직원들은 이를 회사 안의 별도 스타트업처럼 묘사해 왔다.

오픈AI는 지난해 5월 애플 출신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이끄는 아이오를 주식 65억달러에 인수하며 개인용 AI 기기 사업을 시작했다. 약 55명의 직원도 함께 영입했다. 올트먼은 이 기기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새 AI 단말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하는 2027년 2월 말 이후로 예상된다.

로봇 분야에서도 오픈AI는 수년간 연구를 이어 왔다. 과거에는 사람 손처럼 생긴 로봇 손이 루빅스 큐브를 맞추도록 훈련했다. 지난해에는 로봇 배송 서비스 업체 코코로보틱스와 연구 협력도 발표했다.

올트먼은 지난달 팟캐스트에서 로봇 사업에서 성공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미국이 제조업과 물리적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더 많은 로봇을 만들 수 있는 로봇이 대량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이주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