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줄이고 복지 더하는 기후공약 필요”

2026-05-07 13:00:31 게재

기후정치바람, 8대 점검 목록 제시

건물 탈탄소 미흡에 이행력도 관건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 속에서 민선 9기 지방선거 후보들의 기후·에너지 공약이 여전히 선언적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기후돌봄 △기후재난 △재생에너지 확대 △대중교통 강화 △건물 에너지 효율화 △이익공유 등을 적절히 엮어서 ‘탄소는 줄이고 복지는 더하는’ 지역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녹색전환이 지역 일자리와 경제 활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후정치바람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내 삶을 바꾸는 기후공약, 시도지사 준비됐다’ 토론회를 열었다. 기후정치바람은 △녹색전환연구소 △로컬에너지랩 △더가능연구소 연대체다.

기후정치바람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내 삶을 바꾸는 기후공약, 시도지사 준비됐다’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 김아영 기자

배보람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중국이 제조업·재생에너지·교통 등 모든 분야에서 빠르게 ‘전기화’를 추진하며 세계 최초의 ‘전력국가’로 부상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 속도는 여전히 더디며 중동 전쟁 이후 커지는 민생 영향을 고려할 때 민선 9기 지역에서 기후·에너지 위기를 넘어설 전략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수도권의 1인당 교통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서울(1.2톤)의 2배인 연간 2.4톤에 달하지만 교통 탈탄소 공약은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배 부소장은 “다수 후보의 교통 공약은 도로 확장이나 광역 연결망 중심에 머물러 있어 탈탄소 전략과의 연계가 부족하다”며 “건물 분야 역시 탈탄소 전략을 구체적으로 다룬 공약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아 기름보일러에 의존하는 가구 비율이 제주 36%, 전남 33%, 경북 19%에 달한다”며 “노후주택의 에너지 효율화화 함께 난방의 석유 의존도 높은 지역의 전환 전략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건물부문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자체에서 현실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할 수 있는 분야는 건물부문이기 때문이다. 또한 발상만 달리하면 지역주민 복지와 기후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한 예로 녹색전환연구소의 ‘도넛으로 만드는 생태복지 도시-한국에서의 도넛도시 구현: 서울시 노원구와 충청남도 보령시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노원구 탄소중립 기본계획에서 전체 온실가스 감축량의 48.6%를 건물부문이 차지한다.

또한 2023년 통계청 ‘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노원구는 서울시에서 30년 이상 노후주택 수가 가장 많은 자치구다. 서울시 전체 노후주택의 12.1%가 노원구에 있다. 서울시의 35년 이상 건물 가운데 16.94%, 25년 이상 건물 가운데 25.49% 이상이 노원구에 속한다. 지어진 지 오래된 건물 특성상 상대적으로 에너지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온실가스 배출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

‘도넛으로 만드는 생태복지 도시-한국에서의 도넛도시 구현: 서울시 노원구와 충청남도 보령시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는 “기존에는 복지 향상을 위해서는 경제성장이 필요하다고 여겨졌지만 이제는 생태적 한계 안에서 복지를 달성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주거복지를 위해 공공지원으로 집수리를 하면서 단열 개선을 함께 진행하고 태양광 설치를 덧붙이면 에너지 자립까지 이룰 수 있다”고 제언했다.

더 큰 문제는 이미 법적 의무가 있는 사항조차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세상은 기후정치로 가능하다”며 “시민들은 포기하지 않고 모든 정당과 정치인들이 답을 할 때까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정치바람은 17개 광역시도별로 800~2400명, 전국 1만78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후인식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후에너지 공약 8대 점검 목록도 내놨다. △공영주차장 태양광 설비 설치 의무화 △주택용 태양광 설비 설치 확대 △학교 에너지 자립 지원(광역단체장 후보+교육감 후보) △대중교통 확대, 공공교통 탄소감축 △건물 에너지원단위제도 시행 준비 △기후재난 대비, 기후취약계층 보호 △햇빛소득마을 추진(서울 대전 제외) △해상풍력, 주민 참여 및 주민 이익 공유 방안 마련(전남 전북 인천 울산 부산 제주) 등이다. 기후인식조사에서 지난 1년간 폭염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59.4%로 가장 많았고, 기후재난 대비 교육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3.1%에 달했다. 태양광 설치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66.9%였다.

이번 조사는 사단법인 로컬에너지랩의 의뢰로 메타보이스(주)와 피앰아이가 공동 실시했다. 온라인 패널에 이메일로 웹 설문 링크를 발송하는 방식으로 2월 2~23일(시도별 상이) 조사를 진행했다. 전국 표본오차는 ±0.7%p(95% 신뢰수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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